강원지역, 마이스터고 28%·특성화고 56%
대기업 많고 산업단지 조성 잇따른 경기로…

원주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알선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인구직 해피데이 ▷대학일자리플러센터 지원 ▷찾아가는 청년희망드림버스 운영 ▷기업체 인건비 지원 등 한 해 일자리 예산만 38억여 원에 달한다. 원주시는 이를 가지고 올해 2천514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바람과는 달리 청년들의 지역 이탈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직업계고 졸업생의 지역정착’ 보고서에서 이같이 드러났기 때문.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경우 도내에서 직업 훈련을 받고 지역에 남는 지역정착률이 고작 28%에 불과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전국 직업계고 졸업생 1천450명을 대상으로 지역정착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전국 마이스터 졸업생의 동일 권역 정착률(6대 광역권역별 평균)은 56%에 머물렀다. 졸업생 2명 중 한 명은 연고지를 떠나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 강원지역 마이스터 졸업생들은 이보다 더 낮은 28.1%의 정착률을 나타냈다.

말 그대로 마이스터고 졸업생 10명 중 7명이 다른 시도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37.5%는 경기도에서 직장을 잡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수도권 직업계고 졸업생의 동일 권역 정착률은 마이스터고 80%, 특성화고 94%였다”며 “반면 강원권의 경우 마이스터고 28%, 특성화고 63%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동일 권역 정착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동일 권역 정착률도 70%를 넘지 못했다. 열 명 중 네 명이 연고지를 떠나, 경기도(13.3%)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졸업생 모두 경기도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강원·인천·충북·전북은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경기도 정착 비율이 가장 높았다”며 “이는 경기도 내 대기업 일자리와 산업단지 조성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 직업계고 학생들의 지역 이탈 비율은 강원도 평균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주금융회계고등학교의 경우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을 비롯한 국가기관에 취업하는 비율(68%·2022년 말 기준)이 높기 때문.

원주의료고등학교 졸업생들 또한, 의료기기와 바이오 두 개 분야에서 국내 유수의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의료고는 지난해 3학년 학생 6명이 생명공학 관련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원주의료기기 산업 관계자는 “우리 인재들이 수도권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도 좋지만 원주에 남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원주가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는 한편, 지역 젊은이들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사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