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등 고령친화산업 부가가치 높아
고기술·고소득 일자리로 청년층 유출 방지
"돌봄 복합단지 만들어 고령층 수요 흡수"

인구 고령화는 저출산과 기대수명 증가, 젊은 층의 타지역 유출 등에 기인한다. 특히 강원지역은 제조업 비중이 낮고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적어 고령화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런데 인구 고령화가 불가피하다면 이를 이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강원도가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장래인구를 추계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65세 이상 원주시 인구가 5만2천여 명에서 2040년 13만2천800여 명으로 늘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 이에 따라 원주시 중위 연령도 43.5세에서 54.9세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지역 내 성장잠재력을 감쇄시킬 것이 자명하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향후 취업자 중 고령층 비중이 2022년 20% 내외에서 2040년 36.4%로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노동생산성은 낮아지고 노인복지 지출은 증가해 지역 성장 동력도 약화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령화가 산업적인 면에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령화 가속도에 따라 관련 산업도 발전하기 때문. 지금도 의료기기, 의약품, 요양업 등이 강원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 이는 전국 평균(8%)을 상회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령친화산업 매출이 지금처럼 매년 6천147억 원씩 증가하면 도내 경제적 파급효과와 역내생산 부가가치, 취업유발효과는 각각 7천940억 원, 4천132억 원, 1만1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고지성 과장은 "고령 인구의 가파른 증가와 고령친화산업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인프라 강화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고령층 거주 수요가 높은 원주, 춘천에 고령친화, 고기술 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

지난 13일 열린 2022년 지역경제 세미나에서도 한국은행은 "고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 고소득 일자리 마련 등을 통해 청년층 순유출을 완화해야 한다"며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고령친화산업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경동대 박상진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돌봄 안심 복합단지 확충을 통한 산업화 육성을 제안한 것.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받는 연령층은 주로 1930~1940년대 생이지만, 해당 세대는 물론 이후 세대도 요양원 입소를 위해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현 시설 규모나 서비스 수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도 돌봄 안심 복합단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치매돌봄 안심마을을 기반으로 노인요양원, 요양병원, 장애인돌봄, 아동돌봄, 민간요양거주시설, 휴양스포츠 종합타운 등을 단계적으로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향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시장 확대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