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지난 7일부터 평원로 가로수 수형조절 작업을 했다. 단풍나무를 우산형 모양으로 만들었다.

원주시 시목인 은행나무는 자외선을 막아주고, 공기를 정화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원주시에서 심은 전체 가로수 3만5천여 본 중 은행나무는 9천400여 본(26.8%)으로 가장 많다. 건강한 도심 환경 조성에 중요한 자산이지만 일부 시민에게는 미운털이 박혀 있다.

상가 간판을 가리거나 조망권을 해친다는 이유 때문이다. 가로수가 생장하며 고압 전력선과 접촉해 전력 공급이 끊기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은행나무, 버즘나무 등은 1년생 가지의 생장력이 높고, 맹아(움가지) 형성량이 많아 매년 수형조절 작업을 해야 한다.

그동안 원주시는 수형조절 사업으로 봄철마다 가로수 윗가지를 삭둑 잘랐다. 상가 간판을 가리거나 전력선과 접촉하는 민원은 해소됐지만 대신 가로수가 볼품이 없어졌다는 민원이 계속돼왔다. 이에 민선 8기 들어 원주시는 가로수 관리 특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상가 민원이 발생하는 노선의 가로수를 구름형(둥근형), 우산형 모양으로 수형을 특화해 지역적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시민 친화적 가로수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원주시는 청주시, 충주시, 단양군 가로수를 벤치마킹했다. 청주시와 충주시는 구름형으로, 단양군은 우산형으로 가로수를 관리하고 있다.

원주시는 관내 지역별로 가로수를 분석해 수형 조절 방법을 모색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에는 가로수 중 맹아가 잘 나오는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를 심은 평원로, 봉화로를 대상으로 가로수 테마형 수형조절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내년에는 상지대 은행나무와 우산동 버즘나무를 대상으로 특화사업을 하는 등 확대할 방침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민원을 최소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수형으로 볼거리와 포토존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경제 밀착형 가로수 특화사업’도 추진한다.

올해부터 은행나무 열매를 조기에 수확해 열매로 인한 악취 민원을 최소화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열매를 식용이나 약용으로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농가에는 천연 살충제나 방초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은행나무 열매와 낙엽을 지원한다. 고사목이나 가지치기 부산물도 파쇄해 우드칩 형태로 축산농가에 제공하거나 땔감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뿌리가 비대하게 성장하는 메타세쿼이아, 느티나무 관리에도 나선다. 특히 시청로 가로수인 메타세쿼이아는 뿌리가 성장하며 도로, 경계석, 우수관, 상수도관 등의 파손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성장 둔화를 유도하기 위해 수관을 축소 전정할 계획이다.

원주시 가로수는 은행나무가 9천405본으로 가장 많고, 이어 왕벚나무 9천385본, 이팝나무 5천456본, 느티나무 3천113본, 중국단풍 2천697본 순으로 식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