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는 우리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원주의 자연마을들을 드론으로 촬영해 각 마을들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살펴보고, 마을 이름에 담긴 역사적 유래와 마을 역사들을 소개한다. 
 또한, 마을 영상을 유튜브 '원주투데이/원주방송' 채널을 통해 제공한다. 

 

▲ 하늘에서 본 원동 전경. 현재의 모습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조만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이 사진은 허가를 받아 촬영하였습니다)

 하늘에서 남산을 내려다보니 이미 동편의 집들이 대부분 사라져 흙더미로 뒹굴고, 추월대도 파헤쳐져 기념탑만 썰렁하다. 세 곳의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추월대가 있는 남쪽으로 솟아있는 남산은 하늘에서 보면 둥그런 원(圓) 모양을 하고 있어 마을 이름을 '원동(圓洞)'이라 한다.

 조선시대 원주 목관아(牧官衙)가 추월대 아래(현 KBS 터) 있어 일찍이 마을이 형성되어 주민들이 살고 있었지만, 지금의 마을 규모는 6.25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내려와 정착하면서 자리 잡게 되었다. 

 목관아 터는 1964년 KBS 원주방송국이 개국하면서 자리를 잡았고, 그 옆에 있는 원동성당은 1913년에 준공되었으나 6.25전쟁 때 파괴되어 1954년 돔형 종탑의 독특한 형태로 신축되었다. 1970년대 민주화 운동과의 관련성 등을 인정받아 2004년 12월 31일 근대 문화유산 등록 문화재 제139호로 지정되었다.

 지금의 행정복지센터 자리는 80년대까지 원주시립도서관이 운영되었고, 노인대학 건물은 80년대까지 원주 도립의료원으로, 이후 원주문화원으로 운영되었으며, 지금은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에서 사용하고 있다.

 곧 사라지게 될 추월대(秋月臺)는 원동 산20번지에 있는데, 원주 감영 관찰사로 부임해 온 동주(東州) 이민구(李敏求, 1589~1670)가 자주 들러 시를 지어 읊었고, 그가 처음 이곳을 추월대로 불렀다고 한다. 그때 지은 시의 일부다.

小山不滿眼(소산불만만) 작은 산이 눈에도 차지 않다가
登望乃崔嵬(등만내최외) 올라가 바라보니 우뚝하게 높은 산이라네
東嶺見秋月(동영견추월) 동쪽 치악산 준령에 뜬 가을 달을 보고서
遂名秋月臺(수명추월대) 드디어 이름을 추월대라 하였네

 지금 우리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원동의 모습은 조만간 사라지고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남산을 기점으로 동쪽으로 남산 재개발사업, 북쪽으로 나래 재개발, 서쪽으로 다박골 재개발사업이 올해부터 펼쳐진다.

 지금은 이름만 남아 전해지는 소금공장, 하사관주택, 석빙고는 물론 구불구불 산비탈 골목길 따라 이어진 담장 위 호박넝쿨, 그 사이로 오가던 이웃 간의 따뜻한 정들은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지부진 끌어왔던 재개발 사업이 이제부터라도 순조롭게 진행되어 주거문화 개선은 물론 삶도 윤택해지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동진 시민기자(전 원주역사박물관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