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 노상 공영주차장이 카드 결제를 거부해 시민들의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유료 공영주차장이 주차 요금을 현금으로만 징수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입출차 시간 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투명한 운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A씨는 병원을 가기 위해 강원감영 앞 노상주차장을 이용했다. 한 시간 남짓 주차한 A씨가 돌아오자 관리인은 주차 이용료로 1천800원이 찍힌 영수증을 건넸다. 그가 카드를 내밀자 현금결제만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경차 할인이 반영되지 않아, 할인 여부에 대해 물어보니 그제서야 반값 할인이 적용된 금액을 안내받았다.

차 안에서 동전을 찾고 있던 A씨에게 관리인은 현금이 없다면 계좌이체를 하라며 계좌번호를 내밀었다. 공영주차장 사용료를 개인 통장일지도 모르는 계좌에 넣기 찝찝했던 A씨는 지갑까지 탈탈 털어 요금을 납부하고 주차장을 벗어났다.

A씨는 "몇 달 전 원주로 이사를 왔는데 공영주차장에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니 황당했다"며 "적은 금액이라 그런지 카드 결제는 거부하고, 현금만 받는 시스템에서 주차 요금이 제대로 징수되는 지 의심스럽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A씨처럼 공영주차장과 관련된 민원 중에는 카드 결제 거부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소액의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일이 드물다보니 카드 결제를 선호하지만 현장에서는 현금 결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산방법도 민원이 제기 된다.

노상주차장은 별도의 입·출차 관리 시스템이 없어, 관리인들이 수기로 이용 시간을 확인한다. 하지만 주차요금 징수 시, 이용시간을 두고 이용자와 의견이 대립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자료가 없다보니 사실 확인이 어렵다.

특히 이러한 민원이 자주 제기되는 곳은 노상주차장 4개 구역이다. 원주시는 공영주차장 내 카드 단말기를 비치하고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고장이나 수량 부족 등을 이유로 여전히 현금 징수를 선호하고 있다.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원주시에서도 해결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상반기 중 현금 수납을 폐지하고, 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진 촬영을 통해 입·출차 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영주차장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운영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원주시는 위탁업체를 통해 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용역을 통해 1년 간 최소운영비를 추산해 최소 입찰가를 정하고, 최고 입찰가를 제시하는 업체에 위탁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공영주차장 수익성이 낮다 보니 입찰 시 유찰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위탁업체에 운영권을 넘기면서  민원 발생 시 제대로 된 대응도 어렵다. 때문에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방안으로 행정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수차례 공영주차장 운영의 어려움을 겪었던 서울 마포구 등 타 지역들은 시설관리공단을 통한 직영제를 선택하는 추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행정에 대한 신뢰와 공영주차장 운영 취지에 맞추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