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의회 청사.

원주시의회 청렴 수준이 전국 지방의회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광역의회 17개와 기초의회 48개의 청렴도 측정 결과를 지난 17일 발표했다. 측정 결과 원주시의회 종합청렴도는 1∼5등급 중 5등급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48개 기초의회 중 종합청렴도 5등급은 원주시의회, 광주 북구의회, 인천 미추홀구의회 등 3개뿐이었다. 지방의회 종합청렴도는 설문조사 결과와 반부패 노력도, 부패사건 발생 현황 등의 객관적 자료를 통합해 산출했다.

설문조사 대상은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 의회 업무 담당자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 ▷지역주민이었다.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약 2개월간 전화·온라인으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국민권익위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정활동과 의회 운영에 대한 청렴도를 각각 측정했다.

원주시의회의 의회 운영 청렴도는 4등급이었으나 의정활동 청렴도는 5등급이었다. 의회 운영 청렴도 지표는 의회 운영 예산 집행 및 편성의 적절성과 의회 운영 투명성 및 부패 예방 노력을 측정한 것이었다. 의정활동 청렴도는 의정활동, 인사 관련 권한 남용, 특혜 등 부패 인식 정도와 금품·향응·편의 수수, 특혜를 위한 부당한 개입·압력 등 부패 경험이 측정 모형이었다.

원주시의회가 의정활동 청렴도에서 5등급을 받은 건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가 작년 7월 한 달간 원주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원주시의원들의 갑질에 대한 익명 제보를 받은 결과 충격적인 제보가 잇따랐기 때문이었다.

공무원에게 승진을 빌미로 자신에게 충성을 요구한 의원이 있었는가 하면 개인적인 행사에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의 참여를 요구한 의원도 있었다. 또한, 법적으로 불가한 민원을 무조건 이행하라며 공무원에게 막무가내식 갑질을 한 사례도 접수됐다. 이러한 사례가 의정활동 청렴도 측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위중한 상황에서 원주시 공무원들과 술판을 벌여 시민들로부터 지탄이 쏟아졌고, 제주도 연수를 강행한 시점도 코로나19와 맞물려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청렴도 측정 하위기관을 청렴컨설팅 기관에 포함해 청렴도 향상을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원주시의회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권익위는 기관별 청렴도 측정 결과를 행동강령, 청렴교육, 청렴컨설팅, 제도 개선 등 청렴정책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한편 광역의회 청렴도 측정에서 강원도의회는 2등급을 받았다. 1등급을 받은 광역의회가 없어 사실상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도내 기초의회 중 평가 대상이었던 동해시의회는 2등급으로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