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기부채납 전제 전통문화교육원 활용 검토

원주향교 교육관에 입주했던 종교시설이 최근 원동으로 이전하면서 앞으로의 교육관 활용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원주향교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4층 1천620㎡ 규모로 지은 교육관은 도내는 물론, 전국에서도 향교 교육시설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99년 11월 착공해 2002년 완공됐으며, 시·도비 11억 원과 자부담 21억 원 등 모두 40억 원이 투입됐다.

건립 당시만 해도 강의실, 독서실, 어학실, 컴퓨터실, 전통혼례식장, 식당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각종 회의 및 세미나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건립 목적과는 달리 2011년부터 종교시설에 임대되면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원주향교는 종교시설 이전이 결정된 뒤 올해 초부터 교육관 활용을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재정상 어려움으로 직접 운영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요양시설과 공립 유치원 등으로의 활용을 검토했지만 원주시와 원주교육지원청 등으로부터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다.

김효열 원주향교 전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유림들과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원주향교 교육관이 건립 목적에 맞게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주향교 재산이지만 교육을 목적으로 시·도비가 지원된 건물인 만큼 목적과 다른 임대사업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원주시도 원주향교가 지원없이 교육관을 관리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방안을 강구 중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건립한 지 20년 가까이 지난 건물이기에 활용에 앞서 리모델링과 시설 보강이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가칭 원주전통문화교육원으로의 운영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절교육과 전통문화, 공예체험 등 시민들을 대상으로 원주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현재 원주역사박물관에서 운영 중인 체험프로그램을 포함시키거나 전시장과 공연장, 판매장 설치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원주시의 설명이다. 현재 진행 중인 '원주향교 도시문화마을 조성사업'과 연계할 경우 지역주민은 물론, 외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보다 폭 넓은 사업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주향교가 교육관을 원주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걸려 있어 원주시의 구상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주향교 교육관 활용방안으로 시민들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변규성 원주시 경제문화국장은 "소유권이 원주향교에 있어 원주시가 운영예산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원주향교가 교육관 건물을 원주시에 기부채납하고 원주시가 다시 원주향교에 위탁 운영을 맡기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향교는 이달 중순 총회를 개최하고 원주시의 구상을 포함, 교육관 활용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