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국군병원 공원 체육시설 조감도.

16년간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태장동 옛 국군병원 터를 '군사평화 어울림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국방부가 옛 국군병원 터를 무상 제공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방부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원주시는 옛 국군병원이 위치했던 국방부 소유의 10만㎡와 사유지 1만㎡ 등 11만㎡에 체육시설과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국방부가 현대화 계획에 따라 병원 신축을 위한 터파기 공사 중 유물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됐으며, 대규모 유적이 확인됐다. 유적이 발견된 면적은 2만6천㎡이다. 청동기시대 주거지 14동, 철기시대 주거지 49동, 수혈유구 15기가 발견되는 등 약 2천 점의 유물이 수습됐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2008년 병원 신축계획을 철회했고, 이후 방치돼왔다.

옛 국군병원 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제1군수지원사령부 이전사업 때문이었다. 국방부는 1군지사와 그 예하부대를 호저면 상만종으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옛 국군병원 터는 1군지사 행정동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1군지사 이전사업 사업비를 줄이는 한편 태장동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행정동이 옛 국군병원 터에 있을 경우 신축하는 1군지사와 거리가 멀어 불편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행정동도 신축부대로 동반 이전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유적이 다량 발견돼 국방부에서 활용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고, 그동안 1군지사로 인해 지역발전이 저해됐다는 점에서 원주시는 이곳을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방부 소유의 군부대를 지자체가 무상 사용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원주시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계룡시는 지역 내 관리부대에 테니스장, 풋살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을 조성, 주민들이 무상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연천군도 6군단 예하 포병부대 축구장에 천연잔디를 설치하고, 주민들이 무상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방부에서 옛 국군병원 터의 무상 사용을 허가하면 원주시는 국비와 지방비 150억 원씩 모두 300억 원을 투입해 체육시설과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옛 1군사령부 터의 환원 및 캠프롱 늑장 반환으로 군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방부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무상 사용 요청에 대해 국방부가 회신을 통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