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각장애 5급인 문정숙 씨.

▲ 지체장애 2급인 최원혁 씨.

청각장애 5급인 문정숙(53) 씨와 지체장애 2급인 최원혁(36) 씨가 제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화훼장식과 귀금속공예 분야에서 각각 동상을 차지했다. 원주에서 전국 대회 입상은 7년 만의 성과였다. 이들은 오는 2021년 열리는 세계장애인기능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게 됐다.

제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지난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울산과학대학교, 한국폴리텍대학 울산 등에서 열렸다. 전국 최대의 장애인 기능축제인 이번 대회에는 40개 직종에 선수 418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강원도 대표로 참가한 문 씨와 최 씨는 각각 화훼장식과 귀금속공예에서 동상을 차지하며 강원도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바뀐 규정에 따라 오는 2021년 개최될 예정인 세계장애인기능경기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됐다. 세계무대 수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4년 간 금상 수상자 중 국가대표를 선발했지만 지난해부터는 4년 간 분야별 금, 은, 동 입상자 12명을 대상으로 선발전을 진행한다.

취미로 꽃꽂이를 시작한 문 씨는 대회를 준비한지 1년 만에 5개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주목받았다. 지난 2017년 삼토문화제 일환으로 열린 제1회 원주플라워디자인 경연대회 대상을 시작으로 올해 열린 지방기능경기대회 동상, 대한민국 화훼장식 장애인기능경기대회 동상, 강원도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동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이런 성과는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었다. 청각장애와 함께 7년 전 갑자기 찾아온 뇌수막염으로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짧은 기억력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일찍이 배웠던 미용경력은 타고난 심미적 감각으로 화훼장식 분야에서 높은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화훼실습 강사비용과 수업에 필요한 생화구입비용을 직접 충당하는 것이 큰 부담이다.

실습 1회 당 생화 구입비는 20만 원 가량 들어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 씨는 "강원도 대표라는 타이틀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화훼분야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귀금속공예에서 입상한 최 씨 역시 짧은 시간 내 높은 성과를 입증했다. 질병으로 장애를 얻은 최 씨는 평소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취미를 살려 지난해 귀금속공예 수업을 받았다. 10여 년 간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했던 그는 귀금속공예를 통해 세상과 소통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올해 첫 출전한 강원도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차지, 강원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참가해 입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는 화려한 입상 성적을 토대로 최근 서울 귀금속공예 회사에 취업했다.

최 씨는 "귀금속공예로 내 삶의 반경을 넓히고 사회에 한발 내딛는 계기가 됐다"며 "회사에서 현장 기술을 익히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