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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 양수리로 간다

.l승인200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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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피어 오르는 물안개·풍경소리 아늑한 산사

양수리 수종사

양수리는 원주에서 반나절 드라이브 코스로 훌륭한 곳. 늦가을의 쌀쌀함이 오히려 …





가을인지 겨울인지 계절이 오락가락하는 이 즈음, 눈소식은 멀고 비만 간간이 뿌리는 이 즈음, 차를 몰고 양수리로 간다. 찬바람에 잔잔히 떨리는 물살과 낙엽을 다 털어낸 커다란 느티나무, 풍경소리 아득한 산사가 있는 반나절 드라이브.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 두 큰물이 합쳐진다고 해서 두물머리라고 한다. 이것이 한문으로 양수리가 됐다.
요즈음 새벽이면 양수리에는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강변을 희게 덧칠하며 피어오르는 물안개. 사진쟁이들은 이 비현실적인 풍경을 부지런히 렌즈에 담는다. 양수리에는 연중 200일 이상 안개가 낀다.
양수리는 예부터 경관이 좋기로 소문난 고장이다. 다산 정약용, 한음 이덕형 등 정승만 9명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인근 능내 마현마을에는 정약용 생가인 여유당이 있다. ‘천하의 재사들이 문밖 제일 마재라 일컫던 고장이다. 어찌 경관뿐이랴’라는 비석이 마을 앞에 서 있기도 하고.
이른 아침인데도 팔짱을 끼고 강변을 거니는 부지런한 연인들도 보인다. 새벽잠을 깬 어부가 고기를 잡기 위해 쪽배를 타고 노를 젓는다.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손에 쥐고 한참이나 강변을 바라보게 되는 것도 이 무렵의 일상이다. 요즘 무엇에 홀린 듯 새벽마다 양수리로 나온다는 한 관광객은 “안개가 햇살에 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콧등이 시큰해진다”고 말한다.
그 시큰함을 가슴에 품고 수종사로 간다. 양수리에서 45번 국도를 타고 북한강을 거슬러 오르다 만나게 되는 절 수종사. 겨울비 속삭이는 산길을 걷다 마주치는 절. 운길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종소리를 낸다고 해서 수종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을 입구에 차를 대고 걸어왔다면 절에 다다를 무렵 목이 바짝 탈지도 모른다. ‘물이나 한병 챙겨올걸….’ 그런 후회가 스멀스멀 들기 시작할 즈음, 조금만 참으시라. 곧 세상에서 가장 달디단 샘물을 맛보게 될 터이니. 절 입구에는 샘물이 솟고 있다. 다산과 초의가 이 물을 길어 차를 나눴다고 한다.
물맛을 봤다면 차맛을 볼 차례. 절 마당 한쪽에는 통유리가 시원한 찻집이 있다. 삼정헌이라는 다실. 절을 찾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무료다.

삼정헌에 앉으면 통유리 너머 멀리 한강이 보인다. 서거정이 그 풍광을 두고 “동방 사찰 중 제일의 전망”이라고 했다는데, 말 그대로다. 비에 젖은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한강의 모습이 유장하다.
세속의 이야기일랑 잠시 접어두고 겨울비에 젖어가는 그 풍광에만 눈길을 주도록 하자(휴대전화도 잠시 꺼두고). 그러다 보면 수종사 낭랑한 풍경소리가 마음 한구석을 쨍쨍 깨트려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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