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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늦가을 산책 운치

김민호l승인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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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속의 역 ‘몬트하임’으로 관심 끌어

반곡역

원주역을 출발한 열차가 가파르고 험한 산악철도 구간을 앞 두고 잠시 숨을 돌리는 곳. 반곡역(역장:김일한)은 중앙선 철로가 태백준령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반곡동 영서방송 앞으로 난 마을길을 따라 2.5Km를 오르면 벚나무 두 그루 사이로 수줍게 반곡역이 고개를 내민다. 가는 동안 노랗게 익어가는 늙은 호박과 바람이 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들풀도 감상하며 끝 자락 가을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역사 앞 수령 60년이 넘은 두 그루 벚나무는 봄 가을 신혼부부 웨딩촬영 배경지로 입소문을 탄지 오래. 지금은 몇 잎 남지 않은 주홍빛 낙엽들이 고목과 어우러져 늦가을 참 맛을 선보인다.
역사 좌측에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장소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하게 하늘로 뻗은 솔밭 아래 몇 개의 간이의자와 통나무벤치가 놓여 있다. 모양은 제각각 이지만 원래 제 자리에 있던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묻어 난다.

나들이 나온 원치제(38,개운동)씨는 “반곡역은 타지 사람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원주명물”이라며 “올 때 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향집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소개한다.??
반곡역 김일한(44) 역장도 “주말이면 연인이나 가족단위로 하루 20여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며 “주변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 가볍게 앉은 사람들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고 귀뜸.
대합실에 들어서면 벽에 걸린 두 장의 사진 앞에 발길이 멈춘다. 봄철 벚꽃이 한창일 때 반곡역 야경을 담은 사진이 멋지다.
또 다른 사진 앞에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분명 반곡역인데 사진 속 역에는 ‘몬트하임’이라는 낯선 이름이 걸려 있다. 사진 속 ‘몬트하임’은 인터넷 ‘열차사랑’ 동호회원들 사이에 “독일어에서 기원한 합성어”라거나 “이승에서의 마지막 역”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면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김 역장은 “올해 4월 문화방송 베스트셀러극장 촬영팀이 반곡역에서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찍었다”면서 “반곡역을 몬트하임역으로 설정했을 때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김 역장은 또, “사진에 대해 묻는 여행객이 많다”면서 “덕분에 반곡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전한다.

1941년 7월 역사가 문을 연뒤 올해로 63년. 점차 이용객이 줄면서 소화물과 화물의 운송이 중단됐고 93년부터는 매표를 하지 않는 ‘여객차내취급역’으로 전락했다. 하루 상 하행 두 차례씩 통일호가 멈췄다 갈 뿐이다. 이렇게 여객운송 기능은 쇠퇴하고 있지만 마음의 풍요를 선물하는 곳으로 연인들과 시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뒷 모습을 보이는 가을이 아쉽게 느껴지는 요즘, 반곡역에 가면 마지막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들으며 늦가을의 향취를 느껴 보고 싶다면 연인과 가족과 함께 반곡역을 찾아 보길 권한다.
시장기가 느껴지면 영서방송 앞 반곡가든(747-6044)에서 청국장의 구수한 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좋다.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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