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2017~2018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원주DB 선수들이 이상범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원주DB가 세 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시즌 전 약체라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37승 17패를 기록, 2위 서울 SK(36승 18패)를 따돌리고 6년 만에 통산 5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원주DB는 여세를 몰아 통합 챔피언까지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원주DB가 올해 통합우승을 하게 되면 김주성, 표명일, 오코사 등이 맹활약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만큼 일정의 여유도 있다. 4위 울산 현대 모비스를 3대 1로 누른 5위 안양 KGC와 오는 28일부터 5차전 승부를 펼친다. 원주DB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정규리그 2위 서울 SK, 3위 전주 KCC, 6위 인천 전자랜드 중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 팀과 7전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정상에 오른 만큼 부담도 크지만 경쟁 팀들마다 1위 팀의 전력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21개 팀 중 통합우승을 달성한 경우는 11차례에 불과하다. 두 팀 중 한 팀만 성공했을 뿐이다.

전신 원주동부도 6년 전인 2011~2012시즌 김주성-윤호영-로드벤슨으로 이어지는 '동부산성'을 앞세워 기록적인 승률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통합우승에는 실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 2017~2018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원주DB.

일단 현재 분위기는 원주DB에게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팀 에이스가 부상으로 신음하는 경쟁 팀들과는 달리 정규리그 MVP 두경민과 디온테 버튼, 식스맨상을 수상한 김주성 등 주축 멤버들이 건재하다. 벤치멤버였던 김태홍, 서민수를 과감히 중용하고 베테랑 김주성과 윤호영을 적절히 활용하는 용병술로 대반란을 이끌어 낸 이상범 감독의 지략도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은 물론, 김주성을 떠나보내야 하는 팀원들은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자세부터 남다르다. 2002년 전신 TG삼보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세 차례나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주성은 "통합우승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동료들도 팀을 이끌어 온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반드시 통합 우승으로 축하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오히려 겸손하면서 여유있는 모습이다. "우리에겐 플레이오프는 보너스 게임"이라고 언급한 이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역시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왔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경기할 생각"이라며.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축제를 즐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원주 홈에서 치르는 것도 장점이다. 각 구단별 연고지를 보면 원주는 인구 34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지만 '대한민국 농구수도'로 불릴 만큼 열성적인 팬들로 가득하다. 특히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펼쳐지는 원주종합체육관은 초록색 물결로 출렁일 전망이다. 원주DB는 당일 1층 좌석인 VIP석, R석, S석 관중에게 응원티셔츠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