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자아내는 하모니가 원주를 감동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지난 13일 남산골문화센터 금란관 일대에선 아름다운 화음이 연신 들려왔다. 오는 22일 오후4시 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정기연주회 ‘여전히, 우리의 계절’을 개최할 ‘6090청춘합창단’의 연습 현장이었다.
‘6090청춘합창단’은 (재)원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실버 합창단이다. 지난 2017년 창단돼 9여 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음악을 통해 실버 계층의 문화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사회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매년 오디션을 개최해 단원을 선발 중으로, 올해엔 만60세부터 84세까지 47명이 단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소속된 실버 합창단이라고 하면, 대개 쉬운 동요나 옛 노래만을 부를 거라 착각한다. 하지만 6090청춘합창단은 올해 특히 케이팝과 뮤지컬 노래를 공연 곡으로 정했다.
가수 잔나비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비롯해 영화 국가대표 OST인 ‘버터플라이’, 뮤지컬 렌트 중 ‘Seasons of Love’, ‘기억은 겨울을 써내려간다’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첼로 연주단체인 첼로살이 오케스트라도 무대에 올라 협연한다.
지휘와 지도를 맡은 이은지 음악감독은 “단원분들과 연습하고 소통하던 중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공동의 목표가 생겨 곡 레퍼토리를 신중에 신중을 기해 정했다”라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닌 여전히 우리의 봄날 같은 소년, 소녀의 청춘으로 완성한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박자가 복잡한 뮤지컬 곡 등 젊은 합창단원들도 소화하기 어려운 곡들을 열심히 연습해 완벽히 완성하셨다”라며 “무릎을 연신 치며 박자를 맞추시려는 모습과 핸드폰으로 곡을 녹음해 집에서도 꾸준히 연습하신 단원분들의 열정과 청춘에 되레 더 큰 배움을 얻어간다”라고 덧붙였다.
6090청춘합창단은 매주 화요일마다 펼쳐오던 정기연습 횟수를 주 2회로 늘려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너와 소프라노, 알토 등 오차 없이 쌓이는 화음이 그간의 연습량을 짐작하게 한다.
창단 멤버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김명숙(81) 단원은 “예년 공연들에선 실버 세대에 맞는 가곡과 동요를 해왔는데, 올해엔 케이팝과 가요 등 다양한 곡을 하게 돼 모두가 열정을 더하고 있다”라며 “젊은 마음으로 열심히 소리를 가다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원으로 활동하기 전엔 겉 늙었다란 생각을 해왔는데, 합창단 활동을 하다 보니 허송세월이 아닌 인생이 곱게 익어가는 듯한 정서적 풍족을 느낀다”라며 “열심히 준비한 하모니가 청중에게 전달되고 뜨거운 박수소리가 들릴 때 가슴이 벅차며, 손주들이 전하는 ‘할머니 너무 멋져’란 한마디에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석 무료이며, 당일 선착순 입장. (재)원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연주회는 그간의 노력과 열정이 빚어낸 결실이자 단원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감동의 무대가 될 것”이라며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원주문화재단 홈페이지 참고. ▷문의: 760-9838(문화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