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계단'으로 불리는 원주역 앞 학성동 달동네(6통)를 대상으로 벽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주택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작업이지만 지역주민들은 이를 계기로 마을 이미지를 바꿔보겠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벽화사업은 온라인 카페 모임인 '원주사랑' 회원들이 지난 9월 원창묵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제안했다. 고지대에 불량·노후주택이 난립하며 슬럼화된 마을환경을 개선하자는 제안이었다.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특색있는 벽화마을로 만들자는 것.

이에 원주시는 지난달 학성동 5·6통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한 결과 주민들도 동의했다. 지난 10일 시작돼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는 벽화작업에는 7개 단체가 재능기부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택 담장 18개소에 벽화를 그린다. 벽화전문자원봉사단인 원주시벽화전문봉사단, 원주사랑, 은가비벽화전문봉사단, 힐링아트 및 상지대 디자인학부, 연세대 원주캠퍼스 디자인예술학부, 강릉원주대 패션디자인학과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벽화사업 주제는 '희망촌에서 희망찾기'이다. 현재 성매매 집결지를 표현하는 40계단 또는 희매촌으로 불리는 이곳의 원래 지명은 희망촌이었다.

1945년 해방 당시 지역유지였던 이재춘 씨가 월남민, 이재민들을 위해 주택 15동을 건립하고 무상 거주하도록 한 데서 유래된 지명이다. 이재춘 씨는 희망을 잃지말고 살라는 의미에서 마을 이름을 희망촌으로 지었다. 이에따라 벽화사업을 통해 마을주민들이 희망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40계단 인근 주택들은 성매매를 암시하는 붉은 색을 출입문 테두리에 두르고 있지만 성매매 영업을 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는 게 원주시 설명이다. 구 법원 밑으로는 성매매 영업을 하는 곳이 있지만 40계단 쪽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그러나 40계단 쪽도 성매매 집결지라는 이미지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벽화작업을 통해 마을 이미지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주민들은 벽화작업이 완료되면 음악회를 열어 벽화를 소개하는 한편 경기침체로 영업을 중단한 음식점 등을 독려해 장사를 재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을 통한 정비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벽화작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