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나 낙후된 시골 지자체에 기부금을 내면 세금을 깎아주는 고향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대에 불과한 원주시 재정자립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을 공약했다. 지방분권 강화와 균형발전을 위해 고향사랑 기부제도를 도입하고 지방재정 살림을 튼실하게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향사랑 기부제도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2천만원까지는 기부금액의 16.5%, 2천만원 초과분은 33%의 세금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국회에서는 고향세 관련 법안이 8건이나 발의된 상태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원주시는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이 지방재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1조원 가까이 본예산이 책정되지만 원주시 재정자립도는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27.3%, 2016년 29.7%, 2017년 27.7%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의 경우 인구 8천명의 소도시이지만 지난해 우리돈 30억 원이 넘는 고향세를 유치했다. 고향세를 보내온 기부자에게는 지역 특산품인 멜론을 답례품으로 보냈다.

인구감소로 재정이 열악해진 고향을 돕는 대신 세금 감면 혜택에 답례품까지 받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2008년 처음 도입됐는데 재작년 아베정부가 세액공제 규모를 2배로 늘리면서 기부액수가 급증했다. 작년에만 일본 전역에서 3조원 가까운 고향세가 걷혀 지방재정에 도움이 됐다.

강원연구원 박상헌 박사는 "고향세가 실효를 거두려면 세액공제 액수를 정치후원금보다 대폭 상향할 필요가 있다"며 "인구감소와 고령화 문제, 열악한 지방재정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도록 고향사랑 기부제 도입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