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초등학교 자모님들께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먹는 물이 비위생적이고 불안해 집에서 물을 챙겨 보낸다며 대책을 세워 달라고 찾아 오셨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 초·중·고교의 먹는 물 현황을 조사했는데 건강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물에 대한 관리가 의외로 소홀하고 허술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수기능을 갖춘 음수대 설치 현황을 보면, 원주 88개 초·중·고교 중 초등학교는 49곳 중 15곳, 중학교 23곳 중 6곳, 고등학교 15곳 중 4곳 등 25곳(28.41%)에 불과했습니다. 원주지역 4개 학교 중 3곳은 음수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음수대가 없는 학교에서는 정수기를 설치해 이용하지만 많은 학생이 동시에 사용하기에 불편하고 일부 학교의 경우 음수대와 정수기가 모두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다수 학교는 정수기가 부족하여 더운 여름철이나 체육활동 후에 물을 마시기 위해 한참동안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컵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입을 댄 상태로 음용을 해 여러 학생들이 세균감염과 식중독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은 실제로 본인이 먹을 물을 개인적으로 집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부실한 정수기 관리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수질검사 전에 다량의 약품 처리를 하여 검사결과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으며, 정수기 물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일반세균이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이유는 필터교체 등 정수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급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먹는 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수기 수질검사와 정기적인 필터교환 등 사후관리와 감독에 더욱 철저를 기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울시는 올해 초·중·고교와 국공립 유치원 385곳에 5천255대의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 음수대를 신규 또는 교체 설치하고, 유치원 및 초등학교 실내에는 캐릭터형 음수대를 설치해 수돗물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최신 디자인의 캐릭터로 단장된 홍보용 상징 음수대 200여 대를 시내 곳곳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고, 95개 초·중·고교에 422대의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수자원공사는 기존 정수기나 물통형 냉온수기와는 달리 별도의 필터나 물통 없이 수도배관과 바로 연결하여 수돗물을 직접 음용 할 수 있는 '수도관 직결식 냉온수기'를 경기도 광주시와 충남 9개시 공공장소에 설치했습니다.
 

 최근 원주시는 신설학교가 곳곳에 조성되고 있고, 기존 학교의 시설 노후화로 인한 시설개선사업도 많아 원주교육지원청도 예산 집행에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미래의 꿈나무인 우리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이 직결된 음수시설 설치와 관련한 예산지원 문제는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이며 더는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에게만은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건강도시, 안전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원주시는 원주교육지원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초·중·고교에 정수기능을 갖춘 음수대가 하루빨리 설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시길 간곡하게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