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악예술관 지하 '카페 1994'에서 진행 중인 '수아레 콘서트'.

치악예술관 공연장이 리뉴얼을 마치고 이달 말 재개관한다. 공연장 무대와 객석, 조명 및 음향장치, 장애인 편의시설 등 6개월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1993년 준공된 치악예술관은 이듬해인 1994년 개관 후 20여 년이 넘도록 전체적인 보수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아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파손되거나 주저앉은 객석의자,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여놓은 무대 플로어, 음향문제가 발생하는 반사판, 화재사고 위험이 있는 조명기구 등 오히려 성한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객석 통로 계단 곳곳에 균열이 가고 훼손된 것은 물론, 내부 벽면은 마감재가 부식하면서 타일이 떨어진 일도 있었다. 

2015년 치악예술관을 진단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는 '시설물이 전반적으로 노후돼 안전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땜질식 처방으로는 중복투자와 낭비가 발생할 수 있어 리모델링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단계별로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2016년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코리아테크인스펙션도 '전반적인 노후화가 심각한 단계'라고 했으며, 올해 2월 2차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 서울시공감은 '무대기계의 전면적 교체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냈다.

치악예술관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재)원주문화재단은 당초 시설 전체에 대한 보수를 검토했지만 1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단 15억원을 투입,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객석 및 무대시설과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을 실시한 뒤 단계별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실시설계를 거쳐 9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이달 말이면 완료돼 오는 24일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객석 의자를 전면 교체하면서 기존 660석을 600석으로 조정, 좌석 앞뒤와 좌우 간격이 한결 여유로워진 점이다. 또한 주차장에서 로비까지 장애인 경사로를 신설하고 로비에서 객석까지도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보완 공사를 했다.

이밖에도 공연장 벽면과 천장, 바닥 마감재를 우드재질로 교체하고 부실했던 음향, 조명 등 부속 설비를 보강하면서 미관은 물론, 음향효과를 개선, 수준 높은 공연 관람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원주문화재단측의 설명이다.

한편 (재)원주문화재단은 지난 여름 치악예술관 공연장 아래 지하공간을 카페로 단장하고 벽천분수 앞 뜰 등을 활용한 상설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카페 공간은 치악예술관이 개관한 1994년을 기념해 '카페 1994'로 이름 붙였다.

8월과 9월 '굿 이브닝 콘서트'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수아레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수아레'는 저녁·밤·야외 등의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로 시민들이 저녁시간 다양한 공연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오는 13일과 20일, 23일 오후7시 (사)매지농악보존회의 창작 타악퍼포먼스와 모듬북, 국악관현악, 연희판굿 등이 진행되며, 인문학으로 풀어가는 예술세계를 주제로 다양한 명사를 초청한 인문학 강의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