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주민이 국방부가 도하훈련장 설치 반대를 피력하고 있다.

▲ 2015년 남한강대교 도하훈련 모습

주민들 "문화·역사마을에 군부대 있어선 안돼"

국방부가 부론면 흥원창 일원에 도하훈련장을 설치하려고 하자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방시설본부 경기남부시설단은 육군 7군단의 남한강 도하작전에 필요한 훈련 부지를 물색 중이다.

원주, 여주를 비롯한 7곳을 후보지로 선별했고 이중 여주 2곳, 원주 1곳에 훈련장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 대상지는 부론면 흥호리 합수머리 인근(흥호리 1219번지)으로 규모는 5만9천여㎡에 이르며 세륜장과 화장실, 군부대 철책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군부대 측이 한국수자원공사의 협조를 받아 매년 남한강대교 인근에서 도하훈련을 실시하고 있지만, 군장비가 증원되고 대규모 작전을 실행하기 위한 부지가 필요해 훈련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부론면민들은 이 소식을 접한 후 국방부를 상대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16일 자생단체장 간담회에서 국방부 계획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을 결의했다. 지난 19일에는 부론면행정복지센터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마련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예정됐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주민 A 씨는 "우리는 군부대 설명을 듣기 위해서 참석한 것이 아니라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며 "사업 최고책임자가 오기 전에는 주민설명회 자체가 의미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 B 씨는 "부론면은 남한 최대의 법천사지 절터를 비롯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도하훈련장 설치를 강행하면 제일 먼저 나서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부대 관계자는 "차후 주민설명회를 다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론면민들은 도하훈련장 부지 선정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7개 후보지 중 최종 탈락한 4곳은 군장비가 시내를 관통하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돼 무산됐다. 이 기준대로라면 부론면도 탈락되어야 한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주민 C 씨는 "도하훈련장 예정지에서 훈련지까지는 원주금융회계고등학교와 부론초등학교 앞을 지나가야 하고, 상가 밀집지역도 통과해야 한다"며 "다른 곳은 시민 안전을 신경 쓰면서 부론면은 대상지로 선정한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 착수 전 타당성을 조사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이다.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나면 군부대 조성 작업이 본격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