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사회적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건 지난 2010년이었다. 사회적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취약계층 사회서비스 확충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적이었다. 사회적기업 육성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원창묵 시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했다. 당연히 기대가 모아졌다. 조례에 원주시의 의지가 실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이 조례는 사문화 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조례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조례에서 정한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이다. 조례가 제정된 이듬해인 2011년 원주시는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첫 회의 이후 위원회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위원회 기능이 사회적기업과 예비사회적기업 발굴 및 육성을 심의한다는 점에서 원주시의 의지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조례에 명시된 재정지원에 대해서도 사회적기업들은 원주시의 의지를 질타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공모사업에 선정돼 자력으로 확보한 국비에 지방비를 얹어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시책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원주시는 사회적기업이 공모사업에 선정되도록 적극 돕는 한편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매하는 등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원주시와 사회적기업 간 눈높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이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 및 사회통합을 구현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사회적 투자 확충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 윤리적 경영문화 확산, 착한 소비문화 조성 등 이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타 도시에 비해 원주에는 사회적기업이 많다. 예비사회적기업까지 모두 38개 기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굴러가도록 원주시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사회적기업을 포함해 사회적 경제 활성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이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는 일자리·양극화·고령화 등의 해결방안으로 사회적 경제를 지목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조만간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정체돼 있는 원주시의 사회적기업 육성 의지는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 조례에 입각해 사회적기업 육성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원주에는 사회적기업이 많을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양극화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운동은 원주를 다함께 잘사는 도시로 만들어갈 수 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35만 도시에서 시도할 가치가 충분한 사회통합 방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