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이 지나거나 방학이면 성형외과는 환자들로 붐비는데, 대부분 부모의 손을 잡고 좀더 예뻐지기 위해 찾아오는 예비숙녀들이다. 흔히 콧대 수술로 인상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쌍꺼풀 수술로도 인상이 많이 바뀌어진다.
 

 지난해 찾아온 K양은 세상을 비관 하는 신경정신과 환자였다. 입시에서 낙방한 후 가정형편이 좋지않아 취업하러 갔다가 면접관이 한마디도 묻지 않고 다음이라고 해버리는 바람에 심한 충격을 받았다.
 

  함께 온 K양 이모는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신경정신과를 찾아가 상담을 했다고 한다. 상담 결과 눈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고 마음의 상처를 해결해주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게 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고개조차 들지 않더니 보호자를 내보내고 '성형외과는 인물을 자랑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못생겼다는 사실에 대해 상담하러 오는 곳이다.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설득을 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눈이 작아 성형수술을 원한다는데 살펴보니 쌍꺼풀수술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안검하수증 환자였다. 간혹 안검하수증 환자가 쌍꺼풀수술만으로 눈이 커질수 있는줄 알고 쌍꺼풀수술을 하는데, 이런 경우 재발 위험이 높다. 일반적인 증세가 눈을 내려깐 듯한 것이라 모자라고 건방지며 때로는 엉큼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환자는 쌍꺼풀수술만 하면 해결이 되리라고 믿고 왔다가 의외의 설명을 듣고는 당혹한 빛을 보였다. 수술이란 의사와 환자가 한마음이 되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수 있으니 좀더 알아보고 오라며 돌려 보냈다.
 

 얼마후 병원을 찾은 환자는 충분히 자신의 증상을 알고 수술에 임했기 때문에 쌍꺼풀수술보다 어려운 수술인데도 잘 참았다. 표정이 우울하고 어둡던 그녀가 수술 얼마 후 취직을 해서 찾아왔다. 안검하수증 증세가 없어지면서 인상이 달라져 얼굴 생김새도 딴사람 같고 표정도 완전히 변해 예전의 그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수술은 환자의 태도와 본인의 만족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K양의 밝은 표정과 명랑한 태도를 보며 집도 의사로서의 뿌듯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