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투데이신문사는 최근 '찾아가는 원주학교'를 개설했다. 대상은 원주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이다. 이들이 원주를 제대로 알고, 하루속히 정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떠밀려 왔지만 언제까지 이방인으로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시민 15명이 참여한 원주학교위원회에서 3개월간 준비해 지난달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첫 강좌를 열었다.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 강좌는 원창묵 시장, 박순조 원주문화원장 등 패널 5명이 원주의 현재 및 미래상을 제시하고, 원주에 사는 즐거움을 알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본인과 본인의 자식이 살아가야 할 도시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였다. 강좌는 이전기관별로 2∼4회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나 원주혁신도시는 여전히 고립된 '섬'이다. 이전기관 임직원은 원주가 낯설고, 원주시민은 원주혁신도시가 낯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전기관 중 처음으로 2013년 11월 원주에 입주했다. 4년 가까이 지났지만 시민들에게 국과수는 잘 지은 건물 정도로 평가된다. 다른 이전기관도 마찬가지다. 보기엔 좋지만 시민 삶과는 동떨어진 집단으로 비춰진다. 원주혁신도시와 원주시민 간 교집합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과 융화돼 어우러지는 생태계를 조성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송기헌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에 요청해 받은 혁신도시 데이터를 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원주혁신도시에 입주한 12개 이전기관 임직원 중 가족과 함께 원주로 이사한 직원은 전체의 26%인 1천159명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나홀로 이주한 직원이 이보다 많은 1천637명(37%)이었다.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도 전체의 9%나 됐다.
 

 현재 원주혁신도시 이전기관에서 운행하는 통근버스는 모두 54대이다. 주중에는 원주에서 운행하지만 금요일 저녁에는 수도권으로 향한다. 주말과 휴일이면 원주혁신도시가 텅 빈 유령도시가 되는 이유이다. 음식점들이 주중에만 장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4∼2016년 지역인재 채용 현황도 전체 신규채용 4천646명 중 지역인재는 10%인 465명에 그쳤다. 우수한 인재 풀이 적어 채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 균형발전과 일자리 분산이란 당초 취지를 왜곡하고 있는 처사이다. 정부 권고치인 35%에도 한참 부족하다. 게다가 결과적으론 원주혁신도시로 인해 원도심 공동화는 가속화됐다.
 

 우수 인재 영입, 지방세수 확충, 도시외연 확대 등 원주혁신도시로 인한 도시발전은 인정한다. 그러나 지역과 유리된 원주혁신도시만의 행보가 계속된다면 그야말로 섬으로 고립될 것이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이제는 이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화답할 차례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 차원의 특단대책이 필요하다. 이전기관의 지역상생을 채근하고 결집할 수 있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구 설립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