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산골프장 바이러스가 살아났습니다. 2년 전인 2015년 이즈음에 완전하게 박멸된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되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2017년 9월 현재 원주시에 최종 허가를 받기 위해 실시계획인가 신청 중인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갑자기 '여산골프장 시즌2'를 맞이하며 이 것이 가능하게 된 배경과 원인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가장 큰 책임은 역시 원주시에 있다고 저를 비롯한 많은 주민들은 생각합니다. 특히 여산골프장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져서 비상식적인 특혜행정을 일삼는 원주시 행정에 근본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여산골프장이 아니었다면 사업계획부지의 23.5%나 되는 시유지를 포함해서 골프장으로 개발할 엄두를 낼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유지를 빌려줄 테니까 강원도 등 관계기관 인허가를 다 받아오도록 특별 선심을 베풀고 이 절차가 끝나면 시유지를 그들에게 팔겠다고 원주시의회의 동의까지 받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시민여러분들은 이런 식의 '안 되는 일도 되게 해 주는 행정'을 경험해 보셨는지요? 백번을 양보해 생각해도 골프장은 시유지를 제공해 주면서까지 개발해야할 절실하고 긴요한 시설은 아닙니다. 100만 평에 달하는 시유지를 포함한 국공유지를 맹지로 만들어 사용수익상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차후 처분시에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주지 않으면 안 될 만큼 반드시 개발해야 하는 시설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원주시와 원주시 공무원들에 의혹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다른 한편 원주시의 소극적 특혜행정을 또 다른 하나의 이유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5년 입목축적조사 결과 원주시 평균의 150%를 넘어서 '개발 불가' 판정을 받았을 때나, 그 몇 해 전에라도 원주시는 적극적으로 '도시관리계획 폐지' 절차를 밟아야 마땅했지만 예의 '안 되는 일도 되게 해 주는 행정'을 일관하여 골프장 바이러스 부활의 불씨를 살려둔 점은 극히 유감스럽습니다.
 

 농촌공동체의 지속가능이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원주시의 무사안일 행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물. 즉, 식수문제가 그렇습니다. 알고계신 것처럼 용암리와 구학리 일대는 가뭄 시에는 지하수가 부족하여 제한급수를 해 온 지역입니다. 그나마 용암리 일부 지역은 상수도가 보급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주민들의 불편과 걱정은 실로 작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사업자는 분석을 해보니까 골프장에서 물을 쓰더라도 부족하지 않다고 강변합니다.

 만약 물이 부족하면 나누어 주겠답니다. 물 부족 원인이 사후에 사업자의 귀책으로 결론난다면 책임을 지겠답니다. 선심 쓰는 듯한 사업자의 주장도 마땅찮지만 책임있는 검토와 검증절차를 거쳐야 할 원주시가 개인사업자가 제출한 설득력 없는 몇 조각 서류뭉치 뒤로 숨으려고만 하는 모습도 더 이상 바라보기가 어렵습니다.
 

 지하수는 모두의 것입니다. 주민들 모두가 공평하게 사용해야 할 지하수를 개인사업자가 독점 사용하는 것은 부당하고 불공평합니다. 스스로 파 마시던 물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먹게 되는 종속관계에 주민들이 처해지지 않도록 원주시가 철저하게 사업자를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이나 대책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 듯 막바지 절차에 이르렀지만 우리는 끝까지 시의 책임행정을 요구하고 골프장 바이러스 박멸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규옥 여산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