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결실의 계절이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하여 운동하기 알맞은 계절이기도 하다. 30여년의 교직생활을 뒤돌아보면 해야할 교육활동을 좀 더 못하고 주마등같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탄광촌에서 초임교사일 때 일반교실에서 방과후 책상을 앞으로 옮긴 후, 탁구대 2대를 펼쳐놓고 지도자를 대신하여 담임교사가 탁구를 배워가며 열심히 지도하는 선배교사를 지켜보며 그를 거울로 삼아 학교스포츠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88서울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육성종목(엘리트체육)지도에 학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 테니스 종목을 직접 지도하면서부터 학교스포츠 활동에 눈을 떴다. 학교를 옮겨 생소한 육상지도를 5년간 맡아 지도한 결과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선수를 만들어 내면서 체육학을 전공하여 체육지도자로 변신했고, 큰 결실에 만족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런 학교스포츠 활동은 요즘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즐기면서 참여하는 스포츠활동과는 거리가 멀었고 일부학생들만 참여한 철저한 학교 실적올리기의 산물일뿐이지 타학생들에게는 보여주기식의 간접 스포츠 활동이었고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것과는 결코 상충하지않는 활동이었다고 반성해본다.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면 다양한 부류의 학생들을 접하게 되는 데, 그 중 활동력이 강한 학생들에게 잠재된 욕구를 해소하여 면학분위기로 이끄는 방안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시키는 것이 최고의 처방이라고 생각되며, 활동력이 미미한 학생들에게도 학교생활에서 용기와 학습의욕을 북돋우는 데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하겠다. 요즘 학교스포츠 활동의 대세는 주변에 많이 산재해있는 체육시설을 활용하여 누구나 즐기면서 생활화하는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그 방향이 바뀐지 오래되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학생 체력 증진 및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학교체육 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사업이다. 학교스포츠클럽 목적 자체가 '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 전환하는 데 있기에 대회에 출전하여 승리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스포츠 참여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의의가 있다고 본다.
 

 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체험활동의 일부분이고 최고의 인성교사임이 분명하다. 최근 부산, 강릉지역에서 연이어 벌어진 여중생들의 학교폭력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는 때에, 뉴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한 학교폭력예방과 회복적 생활지도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필자의 학교선수들이 지난 9월 1∼2일 고성군에서 축제분위기 속에 개최된 2017 강원도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여 보여준 용기와 우정, 그리고 스포츠사랑의 마음들이 모든 학생들에게 널리 파급되었으면 한다.
결과보다는 연습과정을 통해 수없이 좌절하면서도 서로 격려하고 어려움을 극복한 기억들이 선수들의 마음속에 더 소중하게 자리잡아 바람직한 인성을 지닌 학생들로 성장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