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은 칠기 제품의 우월성뿐만 아니라 약리 효과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소재보다도 천연 염료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옻 추출액 음료와 식품, 술, 장류 등 다양한 활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잘 활용하면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지만 옻이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옻은 따뜻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신맛을 지닌 독이 있다. 삼충(三蟲)을 죽이고 어혈을 제하며 월경 불통과 산구, 적취를 제거한다. 조선시대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옻은 어혈과 여인의 경맥불통 적취를 풀어주는 효과 외에도 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기생충을 죽이고 피의 순환을 도와 피로를 다스린다고 하였다.
 

 죽염 창시자 인산 김일훈은 저서 구세심방에서 옻은 산삼과 견비할 만큼 중요하고 효과가 높다고 하였다. 옻은 위장에서는 소화제가 되고 간에서는 어혈약이 되어 염증을 다스리며 심장에서는 청혈제가 되어 결핵균을 멸하고 콩팥에서는 이수약이 되어 오장육부의 질병을 다스리고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등에도 훌륭한 약이 된다고 극찬했다.
 

 옻은 또한 가장 훌륭한 방부제이며 암의 근치를 위해서 쓰이는 재료이기도 하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주장은 최근의 과학적 연구에서 잇따라 사실로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공학연구소 곽상수 박사팀은 지난 1997년 국내산 참옻의 수액에서 우루시울 성분을 찾아냈다. 이를 3~4ppm 농도로 실험한 결과 암 세포주를 죽이는 탁월한 항암 활성 능력을 발견한 것이다. 원주산 옻의 수액에는 우루시울 성분이 60~70% 이상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곰의 쓸개 등에서도 추출되는 건강성분 우루시울은 인체의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토코페롤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전해진다. 동의보감에도 피로 증상을 다스리며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고 노화방지가 된다고 소개됐다.
 

 한의사로는 드물게 옻처방을 사용하는 경기도 하남시의 제중당 한의원은 몸이 부실하던 사람이 옻이 든 보약을 먹고 정력이 넘쳐 주체하지 못할 정도가 되는 경우를 보았다고 말했다. 먹은 사람이 최음제나 마약이 들어간 것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옻을 사용할 경우 속이 냉하거나 손발이 찰 때, 장이 부실하여 설사가 잦은 때, 원기 부족에서 오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물론 발기부전이나 조루증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여자가 아랫배가 냉해서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옻을 사용해서 냉기를 다스린 후 임신이 가능해진 경우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한 암 환자가 복용하면 항암제에 견디는 힘이 강해져서 탈모와 구토같은 부작용이나 수술 후 후유증도 다른 환자에 비해 적게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희대학교 동서 신의학병원 최원철 박사는 옻나무 추출물로 만든 '넥시아'로 말기 암 환자 216명 중 86명을 완치했다는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옛날부터 옻은 효능이 우수한 신비 약재로 알려져 있지만, 신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독성 때문에 마음 놓고 먹기 어렵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어서 안타깝다. 하지만 요즘 제독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 제독된 옻 제품이 상당수가 특허 출원되어 있다. 또한 제독 요령을 간단히 소개하면 물 20ℓ에 건조된 옻나무 500g을 넣고 10시간 이상 끓여 활용하면 독을 없앨 수 있다. 껍질을 벗겨 건조된 옻나무는 2∼3시간만 끓이면 마음 놓고 복용 할 수 있다.
 

 원주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옻의 고장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잘 살려서 다양한 옻 연구개발에 혼신을 다하면 세계적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치현 원주옻영농조합 고문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