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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치 더 착한 농장 대표

"신림 고구마 날개 달고 전국으로…" 서연남 시민기자l승인2017.09.11l수정2017.09.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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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있는 신림으로 귀농한 신림면 조정치(36) 더 착한 농장 대표에게 고구마는 '삶'이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건축회사를 다니다 첫 딸인 연희(7)를 낳고 3개월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딸을 낳고 보니 서울 생활이 너무 각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평소 고민하던 귀농을 결심하고 부모님과 같이 농사를 짓기 위해 내려왔다"는 조 대표. 예상했던 대로 부모님의 반대는 심했다. 하지만 설득하거나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그냥 묵묵하게 부모님 곁에서 농사를 지었다.
 

 처음 귀농했을 때 부모님은 20여 가지 작물을 재배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구마 재배 면적을 늘리고 농작물 구조조정을 통해 지금은 5가지 정도만 재배한다. 고구마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시장성이 넓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림 지역이 일교차가 크다보니 고구마 당도가 높아 상품성이 뛰어났다. 또 고구마 농사를 짓는 사람은 많지만 친환경 고구마는 원주에서 4농가 정도밖에 없어 경쟁력이 있었다.
 

 농사를 시작했지만 판로 확보가 막막했다.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주말마다 서울 직거래 장터에 가서 홍보하기 시작했고 직거래 장터가 열리는 전국 곳곳을 쫓아 다녔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품목별연구회를 비롯해 공부 모임뿐 아니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녔다. 평일에는 농사짓고 주말에는 직거래 장터를 다니다보니 귀농한 이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 대표 고구마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수확 물량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으로 납품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전국 직거래 장터를 다니며 익힌 노하우는 격주로 협동광장에서 열리는 생생마켓에 적용 중이다. 기획단으로 참여하면서 생생마켓을 꼭 성공시켜 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지역에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생겼다. 4H에서 만난 청년농부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씩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4H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지난해 제52회 농업인의 날에는 농업인 단체 우수회원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 대표가 시골로 들어오면서 동네에 바뀐 것이 하나 있다. 인건비 상승이다. 6년 전 처음 왔을 때 하루 일당이 5만원이었는데 6만원으로 올렸다. 동네서 일하는 사람은 70대 노인이 대부분인데 5만원은 너무 적다는 생각에서였다. 욕도 먹었지만 굽히지 않았다. 이후 반년 정도 지나니 6만원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에는 최저시급도 오르는 만큼 7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겨울철 농한기를 이용한 매출 확보를 위해 조 대표가 생각해 낸 것이 군고구마 말랭이다. 대기업에서도 고구마 말랭이를 판매하지만 대부분 찐 고구마를 이용하는 대신 조 대표는 오븐에 구운 고구마를 말려서 담백하고 쫀득쫀득하다. 직접 농사지은 고구마만 사용하고 무엇보다 일일이 손으로 정성스럽게 자르고 말리다 보니 집에서 만든 것보다 맛있다는 소비자가 많다.
 

 지난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네이버가 가능성 있는 청년 농부들을 발굴 지원하는 '가업을 잇는 청년 농부'에 선정되면서 매출은 더욱 상승세다. 10: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이 프로젝트에서 조 대표는 '아버지의 고구마, 아들이 만드는 고구마말랭이'란 펀딩 명으로 1천300만 원 넘게 모금했다. 사실 처음에는 목표액 150만 원조차도 자신 없었는데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조 대표는 "네이버 메인에 3번 떴는데 1회에 많게는 500만원 정도씩 모금된 것 같다. 새삼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했다"며 "청년 농부로 선정돼 우직한 곰 이미지를 캐릭터화 한 상품 패키지 디자인을 지원 받았는데 맛뿐만 아니라 포장 디자인에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전국에 알려지면서 2만6천400㎡에 심은 고구마는 2월에 모두 판매됐다. 보통 5월까지는 고구마를 판매해야 하는데 조기 마감된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재배 면적을 4만2천900㎡로 늘리고 원주에서는 처음으로 자황 고구마도 심었다. 가공시설도 확장했다. 올해 말에는 짜먹는 고구마를 선보이고 청년 농부들과 가공식품을 개발해 소득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매일 밤 늦게 들어가고 아침 일찍 나오다 보니 가족들 얼굴 보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6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적이 없어 올 겨울에는 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조 대표는 "농사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월급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시민기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제공됩니다.


서연남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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