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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창의도시 네트워크와 도시의 품격

도시·사람 품격은 문화의 힘…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는 브랜드가 아닌 시민들이 문학을 작가들과 더불어 향유하고 표현의 기쁨 느끼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l승인2017.09.11l수정2017.09.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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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광복절 연휴기간에 남쪽바다 통영을 찾았다. 콤팩트한 도시에 동피랑과 서피랑, 옛날 항구였던 강구안 등 원도심은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었고 바다를 바라보며 오르는 케이블카와 최근 관람객 100만을 넘겼다는 루지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하지만 통영시장님과 시청 공무원분들의 명함에는 '바다의 땅 통영'과 '유네스코 마크', '음악창의도시네트워크 통영'의 마크가 찍혀있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위에 자리 잡은 통영국제음악당은 독일인 출신의 플로리안 리임을 통영국제음악재단의 이사장으로 모시고 음악축제 만이 아닌 음악 후속세대 양성과 시민악대를 운영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수준 높은 기획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물해 주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 공연을 보러 1박 2일의 음악여행을 오는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한다.
 

 통영에는 남해의 봄날 출판에서 만든 '통영을 만나는 가장 멋진 방법으로 예술기행'을 소개하고 있다. 통영의 길 위에는 사람, 예술, 그리고 이야기가 있다고 말하며 이들은 나전, 갓, 소목장, 누비장, 두석장, 염장, 소목장, 섭패장 등 12공방의 장인들을 찾아 나서는 '장인지도(匠人之道)', 통영을 사랑한 작가와 박경리 선생님의 소설의 무대를 찾아 나서는 '문학지도(文學之道)', 아름다운 바다의 땅에서 태어난 음악과 공연을 찾아 나서는 '공연지도(公演之道)'를 소개하고 있다.
 

 풀벌레, 새소리가 한창인 아침 이른 시간 박경리 선생님의 묘소를 찾았다. 남쪽바다는 너무나도 고요하고 묘소 주변엔 큰 소나무와 감나무가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다. 또 진하고 보드라운 황토가 깔려 있었다. 묘소엔 문장비가 드문드문 바쁜 현대인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문득 통영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을 편안하게 양지바른 땅에 모시고 박경리기념관도 정성을 다해 운영하고 있었다.
 

 원주로의 긴 귀로의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도시와 사람이 품격을 갖는 것은 바로 문화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많은 분이 원주를 영성(inspiration)의 고향으로 이야기한다.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는 그러기에 브랜드가 아닌 얼마나 시민들이 문학을 작가들과 더불어 누리고 표현의 기쁨을 느끼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인구 15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 통영은 이미 자기들만의 리그를 떠나 독일인 출신 뮤지션을 음악재단 이사장으로 모시고 윤이상 선생님을 앞세워 세계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제 원주도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네트워크를 향한 긴 여정을 떠난다. 문학은 글로도 만나기도 하고 소리로 만나기도 하며 또 다른 예술장르와 융합되어 향유되기도 한다. 원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문학을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뎌진 우리에게 감각을 살아나게 하는 도시, 언제 어디서든 책을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는 도시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문학주간 행사, 독서대전 행사와 결합하는 방안도 다음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박경리 선생님과 관련하여 경쟁 관계에 있는 통영과 하동과 더불어 각각의 역할과 기능을 분담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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