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오랜 시간 꿈꿔왔던 여행을 실행에 옮겼다. 커플 티셔츠와 청바지, 스쿠터 2대. 휴양지는 전국 팔도. 목적은 평창올림픽 홍보다. 첫날 원주시청 앞에서 지인들의 환송 속에 스쿠터에 시동을 걸었다. 설레임 속에 고추가 유명한 청양군에 도착했다. 조롱박 축제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은 이번 여정의 험로를 예고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우리들에게 "올림픽을 해요?" 차가운 답변이 돌아왔다. '아 이게 현실이구나'
 

 시작부터 마주한 높은 벽. 그래도 여정은 계속돼야 한다. 장이 서는 서천을 찾았다. 서천 특화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장터는 더운 날씨에도 장사진이었다. 하늘이 도왔다. 홍보를 위해 싣고간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부채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후에는 전남 영광으로 이동했다. 군청, 읍사무소, 경찰서를 돌며 홍보활동을 펼쳤다. 내년에 꼭 강원도를 방문하겠다는 분들도 많았다. 지성이면 감천이었고 답은 현장에 있었다.
 

 용기를 얻어 찾은 전남도청에서는 부지사님과 직원들의 호의로 구내식당을 올림픽 홍보의 장으로 탈바꿈 시켰다. 식당을 찾은 600여 명의 직원들 손에는 수호랑 반다비 부채가 후식 대신 들려있었다. 폭염특보를 피해 휴식차 찾은 목포시청 민원실에서도 수호랑 반다비 부채의 인기는 무더위를 식히기 충분했다.
 

 어느 새 강원도 중년부부의 스쿠터는 해남 땅끝 마을에 다다랐다. '원주'가 선명하게 찍힌 스쿠터 번호판 자체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의 시선을 잡아두기 충분했다. 고조된 관심을 평창올림픽으로 옮겼다. 3수 도전 끝에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처럼 홍보의 여정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더위를 먹은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 우여곡절 끝에 다음 목적지인 거제도에 도착했다. 고향친구의 도움으로 삼성조선소 직원 휴양지인 명사해수욕장에서 홍보를 이어갔다. 소장님을 비롯한 직원들과 가족들이 어울려 바비큐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초대받지 않은 강원도 관광객의 건배사 "강원도에서 올림픽 홍보 왔드래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에 멈춰섰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눈물을 보이는 이가 적지 않다. 작은 묘소 앞에 국화대신 수호랑 반다비 부채를 놓고 천천히 발길을 돌렸다. 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난 상인, 격려를 보내 주신 천년 고찰 양산 통도사 주지스님, 경주 불국사에서는 외국 관광객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포항 호미곶을 뒤로하고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7번 국도를 힘차게 질주했다. 장사, 영덕 하저 등 해수욕장에서도 평창올림픽 홍보는 계속됐다.
 

 조금만 더 가면 강원도다. 출발 8일째, 계속된 무더위는 우리 부부는 물론 스쿠터까지 지쳐 멈추게 했다. 성공 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했다.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에 도착했다.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 올림픽 파크를 거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평창 개·폐회식장을 찾았다. 그동안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이곳에서 SNS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9일, 20개 시·군, 1천932㎞에 이르는 여정 속에 만난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지만 우리의 진심에 공감하면서 결국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제 대회 개막은 160여일 앞으로 임박했다. 나부터 달라지면 주변을 바꿀 수 있다. 원주시민, 나아가 강원도민이 한 걸음만 더 움직인다면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강원도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이제는 평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