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로 살아오던 문요한은 자유와 행복을 찾기 위해 다닌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펴낸다.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을 통해 여행이 필요한 12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새로움, 휴식, 자유, 취향, 치유, 도전, 연결, 행복, 유연함, 각성, 노스탤지어, 전환. '노스탤지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과 같은 기억이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 공간이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간에.
 

 여러 가지 이유로 여행하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얼마나 될까? 대략 10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노동, 육아, 가사 등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여행을 통해 순화시키기도 하며, 인간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여행의 긍정의 모습을 기억하며 다음 여행을 기약한다. 그러나 이러한 여행의 이면은 어떠한가. 한 명의 여행자가 평균 3.5㎏의 쓰레기를  남기고, 객실 한 개 당 하루 1.5톤의 물을 소비하며, 하루 사용되는 전기량은 아프리카 주민 한 명이 소비하는 양의 30배에 이른다고 한다. 나를 위한 여행이 나와는 상관없는 전혀 다른 곳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나 있을까?
 

 여행의 문제점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정여행(Fair Travel)'이 제시되었다. 공정여행은 지속가능한 여행, 혹은 책임여행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행지의 브랜드호텔, 고가의 쇼핑 보다는 지역민이 운영하는 숙소 이용, 로컬푸드 구매, 지역 교통수단을 이용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최대한의 이익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여행지의 기본적 언어와 문화를 익혀 지역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며 지역민들과의 관계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화성시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공정여행 시티투어 상품으로 착한 여행 '하루'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배려하고,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생태체험을 가능케 하며, 여행에서 지역민과의 관계 맺기를 강조한다. 착한 여행 '하루'의 원칙은 첫째, 저탄소 여행으로 한 시간이상 걷기, 일회용품 자제, 자연 훼손하지 않기, 둘째, 화성시 기념품은 지역 특산물 이용, 재래시장 방문하기 등, 셋째, 자연과 사람의 소통을 위한 여유로운 투어, 지역의 문화 이해하고 감동을 전하기, 참가비 1% 기부하기 등이다.

 실제 7개 투어코스 중 생태관광이 4개를 차지한다. 국내 70여개 이상의 지자체에서 300개 넘는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관련 보고서 등을 보면, 지역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관련 상품이 대동소이하고 심지어 신청자가 없다는 이유로 파행운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화성시는 공정여행을 컨셉으로 한 착한 여행 '하루'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
 

 우리지역에서도 원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운행되었던 북원문화관광 투어버스가 2014년 '원주 시티투어버스'로 재탄생하였다. 올해는 총 5개 테마를 담은 코스를 운영한다. 녹색도시힐링여행, 원주이야기, 특별한 사색길, 남한강 역사문화길, 고품격 레저아트 등이다. 관광을 전공하는 필자로서는 참 반가운 이야기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러한 여행에 우리만의 컨셉과 색(色)을 입혀 원주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어떨까 한다.
 

 원주시는 2017년 시정목표 중 3가지를 원주시 홍보 관련 정책으로 정했다. 알리는 것에는 그에 해당하는 콘텐츠가 구체적이고 설득적으로 준비되어져야 한다. 정책입안자가 아니라 소비자나 방문객 관점에서 말이다. 원주를 통과하다보면 '건강도시 원주입니다~' 라는 네비게이션 소리를 듣는다. 정작 우리 지역은 '건강'을 키워드로 콘텐츠를 채워나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관광에도 해당된다.
 

 원주시티투어를 지역축제와 연계하고 더 많은 지역 상권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며, 젊은 도시 원주(14세미만의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에 걸 맞는, 건강 도시 원주에 걸 맞는 투어코스 역시 준비되어져야 한다. 일회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가족, 연인과 함께 제2, 3의 재방문이 이루어지려면 원주의 여행은 그들의 마음속에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공간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전영주 상지대 호텔컨벤션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