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이하 천사운동) ‘적자’ 운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모금된 후원금이 지원금보다 적었던 것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던 것으로, 이 같은 적자 운영은 지난 2002년 천사운동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근 4년 새 후원자가 3만 명 넘게 감소했고, 같은 기간 후원금도 1억 원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원주의 자랑인 기부문화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천사운동 후원자 수는 연인원 9만3천여 명이었으며, 후원금은 8억2천400만원이었다. 그러나 차상위계층 등에 지급된 지원금은 8억2천900만원으로, 후원금이 지원금에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4년 전과 비교해 연인원으로 후원자 수는 3만69명 감소했고, 후원금은 9천800만원 줄었다. 반면 지원자는 연인원으로 2013년 5천877명에서 지난해에는 6천374명으로 증가했다. 지원 대상을 차상위계층에서 희귀난치성질환자 등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후원자 급감에도 불구하고 천사운동이 그나마 명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건 아파트 건설사 등이 고액을 기부하고 있어서다. 혁신·기업도시 등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건설사 등에서 사회 환원 차원에서 고액의 천사운동 후원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시민 여러 명이 소액을 기부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돕자는 천사운동의 당초 취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사운동 1구좌 당 1천4원으로 정한 건 초등학생도 용돈에서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되도록 많은 시민이 동참해 원주를 따뜻한 도시로 만들고자 이 때까지 중단 없이 추진됐다.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 정부에서도 천사운동의 전국 확산을 검토했고, 이미 여러 지자체가 유사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놓고 보면 천사운동은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어서 원주시와 천사운동본부 및 시민사회단체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화로도 천사운동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졌다”고 밝혔다.

또한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원주시 공무원들의 천사운동 가입 독려가 사실상 중단된 것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원주시 관계자는 “천사운동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와 대학 및 행사장에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