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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야구 재건 구원등판 안병원 원주고 감독

"원주 야구 전성시대 이제부터 시작" 김민호 기자l승인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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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로 마운드에서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던 프로야구 스타. 후배들에게 전설적인 선배로 기억되는 그가 모교 야구부 감독으로 다시 돌아왔다. 원주고 야구부의 부활을 위해 구원등판한 안병원(43)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안 감독은 자신보다 4년 선배인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 3년 선배인 조경택 두산베어스 2군 재활코치와 더불어 원주는 물론, 야구 불모지 강원도를 대표해 온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당당히 두산베어즈의 선발 한 축을 맡고 있는 좌완 함덕주를 비롯해 SK 김재현(외야수)과 조성우(내야수), 이석재(투수), 한화 염진우(내야수)와 김정호(포수), 넥센 김영광(투수), 삼성 박제윤(투수), NC 안다훈(투수), 기아 임원섭(투수) 등 지금이야 프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여럿이지만 당시만 해도 원주는 물론, 강원도 출신 선수를 프로야구 무대에서 보기란 쉽지 않았다,

안 감독은 원주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91년 출전하는 각종 대회마다 빠른 볼을 앞 세워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으로 일찌감치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의 표적이 됐었다.

고교 졸업 후 곧 바로 프로에 입단, 첫 해 10승, 이듬 해 4승, 그 다음 해 다시 11승을 거두며 에이스급 투수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트레이드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며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안 감독이 원주고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로무대에서 은퇴한 후 홍익대학교 야구부 코치를 역임하면서 지도자 수업을 쌓았고, 지난 2005년 모교인 원주고에 첫 부임했다. 원주는 처음 야구를 익힌 곳이고, 자신을 지도한 함중수(전 원주중 야구부 감독) 선생이 있어 스스로에게도 각오가 남달랐다.

안 감독이 이끈 원주고는 2009년 화랑대기 4강에 진출하는 등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원주고가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은 1999년 무등기 이후 10년만의 쾌거였다. 함덕주, 박제윤 등 현재 프로에서 활약 중인 이들도 그 무렵 안 감독이 직접 육성한 선수들이다.

2011년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잠시 프로 팀에 몸 담았다가 2015년에는 선린인터넷고 투수코치를 맡아 팀을 36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프로와 아마를 넘나들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가 2015년 다시 모교로 돌아올 결심을 한 것은 최흥배 원주고 총동문회장과 한윤길 원주시야구소프트볼협회장 등 동문 선배들의 거듭된 요청 때문이었다. 프로팀에서도 코치영입 제의가 있었지만 어수선한 팀 분위기와 감독 공백이 이어지며 팀 해체까지 거론되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모교 야구부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2011년 원주고 감독에서 넥센 코치로 옮길 때도 프로에서 후배들을 끌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다시 원주고를 선택한 것은 책임감과 모교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11월 돌아 온 원주고는 선수 8명이 전부였다.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멤버조차 꾸릴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경계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팀 재건에만 매달렸다. 선수들에게는 목표의식과 소속감을 심어주고 원주고 유니폼을 입었을 때 자긍심을 갖도록 요구했다.

예의범절, 숙소정리, 몸 관리 등 선수로서의 기본을 강조하는 한편 직접 선수들과 함께 뛰며 호흡하는 안 감독을 보고 선수들과 학부모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 6개월만에 27명의 야구부를 꾸렸고 올 시즌에는 2017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인천·강원권역 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하며 그 어느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자신만을 믿고 명문 선린인터넷고에서 원주까지 따라 온 원도연(투수·3학년)을 비롯한 선수들과 네 아이를 키우며 묵묵히 내조하는 아내 장성녀(43) 씨에게 늘 고마운 마음이라는 안 감독은 "당장의 승패 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원주고만의 팀 컬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하면서 열심히 하는 야구를 통해 선수들 스스로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침체기에 빠진 원주야구의 부활을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안 감독에게 거는 시민들이나 동문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일까?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압도하던 선수시절 모습을 굳이 기억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하겠다"는 안 감독의 짧지만 굵은 목소리가 믿음직해 보인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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