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농구부와 프로농구단까지 있지만 농구부 육성 고교 없어 우수선수 타지역 유출 불가피…지역사회 관심 필요"

평원중학교 농구부는 지난 5월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창단 2년 만에 전국 우승을 차지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도내 중등 농구부 중 전국대회 우승은 처음이었기에 더욱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농구부 창단은 선수들의 간절한 소망으로 이뤄졌다. 주축으로 꼽히고 있는 최승우·이종현·하승범·박준형 군은 지난 2014년 단구초등학교 남자 농구부로 활동하며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실력 있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원주에는 중학교 농구부를 육성하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중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지로 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원주시와 교육지원청은 농구부 창단 중학교를 모집했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5년 4월 8일 평원중학교 농구부가 창단했다. 

부푼 기대와 달리 평원중 농구부는 그 해 참가한 경기마다 전패를 당할 만큼 경기성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학년 5명과 2·3학년 각각 1명씩 모두 7명으로 선수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경기 출전 시 파울로 퇴장당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수비를 할 수 없었다. 또한, 전국 대회 참가 선수가 대부분 3학년 학생인데 비해 평원중은 1학년 선수가 경기를 뛰면서 현격한 실력차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일찍이 실전에서 부딪혔던 경험은 이듬 해 점차 실력향상으로 나타났다. 창단 1년 만인 지난 해 전국소년체전에서 3위라는 값진 성적을 거두었다. 그 외 다양한 대회에 참가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창단 2년 만에 전국소년체전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이들이 믿기 어려운 성과를 이루기까지 주축 선수 4인방의 역할이 컸다. 대회마다 우수 선수로 뽑히는 박준형 군과 올라운드 플레이어 하승범 군, 뛰어난 역량의 이종현 군과 최고의 슛터 최승우 군은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전국 코치들이 주목했다. 특히 이번 소년체전에서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활약한 이종현 군과 3점슛을 여러번 성공시킨 최승우 군의 활약이 돋보였다. 

최승범 군은 "힘든 연습을 견뎌온 선수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어서 뿌듯했다"며 "앞으로 평원중 농구부가 원주시를 대표하는 유망 농구팀으로 주목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활약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평원중 농구부에 입단하기 위해 전학을 신청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올해 15명까지 늘어난 선수들은 여름방학도 잊은 채 체육관에서 땀에 젖은 옷을 2~3번씩 갈아입으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소년체전 우승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올해 3학년인 4인방은 3년 전과 똑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원주 내 고등학교 중 농구부 육성 학교가 없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 진학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동현 평원중 부장은 "원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농구부, 심지어 프로농구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구부를 육성하는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우수선수들이 타지역으로 진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원주시와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