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드림랜드 떠나 서울동물원으로 이사

평균연령보다 더 살다 떠나

드림랜드의 열악한 환경에서 구조돼 서울동물원으로 옮겨졌던 시베리아 호랑이 크레인이 1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25일 오후 크레인이 노령으로 폐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00년 서울대공원에서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난 크레인은 선천적으로 백내장과 안면기형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크레인은 어미로부터 버림받고 사육사 손에서 자라면서 야생성을 잃어버렸다. 한때 TV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점점 잊혀져 2004년 치악산 드림랜드로 보내졌다.

드림랜드는 개장 초, 방문객들이 넘쳐났던 것과 달리 시설이 낙후되면서 재정악화를 겪게 된다. 그러다 2012년 한 방송프로그램에 의해 드림랜드 동물들이 식사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사육된다는 실상이 폭로됐다. 동물보호단체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사건을 계기로 극적으로 구조된 크레인은 다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전문 사육사와 수의사들의 보살핌 아래 건강하게 지내왔으나 지난 22일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수액과 영양제를 투여해 조취를 취했지만 결국 지난 25일 사망했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시베리아 호랑이 평균수명을 15년으로 봤을 때 17살인 크레인은 노령으로 인한 자연사로 판단하지만,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