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창운수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태창운수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태창운수 노동조합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하며, 태창운수 소속 시내버스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된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 됐다. 원주에서 노사 간 교섭 결렬로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혼란은 더했다.

태창운수 노사는 2017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되면서 태창운수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시내버스 161대 중 태창운수는 43대(27%)를 운행하고 있어 운행 중단으로 인한 파급력은 매우 컸다. 전면파업을 알 리 없었던 상당수 시민은 하염없이 시내버스를 기다리다 지각을 면치 못했다.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미리 상황을 알렸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원주시의 늑장 대처는 시민들의 화를 돋웠다. 태창운수 노조는 17일 새벽5시부터 운행 중단에 돌입한 반면 태창운수를 대신할 전세버스는 이날 오후4시부터 운행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동신운수가 전면파업 직전 극적으로 단체협상이 타결된 전례가 있어 원주시에서 이번 태창운수 전면파업을 안이하게 지켜본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태창운수는 원주시 대중교통정책에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어 이번 전면파업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다. 기업·혁신도시 지정으로 인구가 가파르게 늘면서 대중교통 수요가 급증하자 원주시는 2014년 시내버스 노선 전면개편에 착수했다. 그러나 2015년 태창운수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지금껏 노선을 개편하지 못하고 있다. 

태창운수는 누적적자로 인한 경영위기 때문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임직원이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가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전직 임원 한명은 사기혐의로 지난해 징역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 부실 및 부도덕한 경영이 원주시 대중교통정책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을 인가받은 직후 노사 간 갈등으로 시내버스 운행을 멈췄다는 점에서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전세버스 투입에 따른 불편 및 세금 낭비도 문제다. 전세버스는 하루 55만원을 받고 운행되고 있다. 30대가 투입됐으니 하루 1천650만원의 세금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원인을 초래한 태창운수에 전세버스 임차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적법한 노동쟁의에 따른 운행 중단이어서 원주시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태창운수 때문에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세버스가 정해진 노선대로 운행하도록 돕기 위해 하루 원주시 공무원 30명씩 투입되는 상황이어서 이로 인한 행정력 낭비도 발생하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는데, 정작 운수업체 종사자들은 이를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