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플라워프루트월드 관광단지(화훼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2010년 시작됐다. 당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하남, 서초, 강남 등의 화훼농가가 이주할 상황에 놓이자 원창묵 시장은 이들을 원주로 유치해 화훼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주 예정자들은 영농조합법인을 구성, 원주 이전을 위해 원주시와 협력하겠다는 MOU를 체결했다. 그 때가 2010년 12월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 흘렀으니 MOU는 효력을 상실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당시 원주시는 화훼단지 준공시점을 2013년으로 제시했다. 물론 그 사이에 건립위치가 문막읍 후용리에서 건등리로 바뀌고, 원주시가 SPC에 3억 원을 출자하는 문제를 놓고 시의회와 줄다리기를 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렇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사업부지에 대한 보상작업이 초기 단계라는 건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당초 원주시는 원주기업도시 내 한국중부발전(주)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열에너지를 화훼단지에 공급하기로 했었다. 수도권 화훼업자들이 원주 이전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된 배경도 열에너지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관로 설치 등이 여의치 않자 화훼단지 인근에 열병합발전소를 신축하기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갈등을 촉발시켰고 찬반양론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화훼단지 주민설명회에 용역업체가 등장하는 사건도 겪어야 했다.
 

 화훼단지는 작년 11월 관광단지로 지정 고시됐다. 그럼에도 토지보상이 일부만 이뤄진 건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관광단지로 고시되면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어긋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열병합발전소 건립사업은 차근차근 행정절차를 밟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화훼단지는 제자리걸음인데 열병합발전소는 건립되는 상황을 앞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화훼단지는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화훼단지를 통해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 유치, 1천700명의 고용파급효과, 3천757억 원의 생산파급효과도 원주시에서 제시한 수치이다. 그런데 화훼단지는 갈 길이 멀고, 열병합발전소는 착공을 앞뒀으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화훼단지 사업시행법인은 SPC이다. 그러나 원주시는 시의회 반대를 무릅쓰고 SPC에 3억 원을 출자했다. 또한 공무원들로 T/F팀을 구성, 시작 단계부터 지원해왔다. 무엇보다 이 사업을 시작한 건 원 시장이었다. SPC로 모든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토지보상이 일부 진행되는 등 이미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상황이어서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기엔 늦었다. 지금 상황에선 원주시가 측면지원이 아닌 정면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한 관광객 유치, 고용창출이란 당초 목적을 하루속히 달성하는 것이 그나마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