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원주시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게 건설폐기물 처리과정이었다. 부정·비리를 막기 위해 건설폐기물 처리과정은 '올바로시스템'에서 관리된다. 건설폐기물 배출부터 수집운반, 처리까지 전 과정이 관리된다. 당연히 공무원만 접속할 수 있다. 그런데 원주시는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에 올바로시스템 관리를 맡겼다고 한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아이디를 처리업체에 넘겨 관리해온 사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난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처리업체가 입력하다보니 처리물량은 부풀려졌다. 운반거리를 늘리거나 운반횟수를 부풀리는 식이었다. 처리물량에 따라 용역비가 지출되다보니 피 같은 세금이 줄줄 샜던 것이다. 게다가 이 같은 엉터리 관리가 한 두 부서가 아닌 52개 부서에서 행해졌다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것이다.
 

 원주시 공무원들이 올바로시스템에 접속해 건설폐기물 처리현황을 관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가 과중할까? 공인인증서 등을 넘길 정도면 공무원과 처리업체간 질긴 유착도 의심해볼 만하다. 그런데 잘못이 드러난 담당공무원에게 행정상 주의를 주는 것으로 감사는 종료됐다. 제 식구 감싸기란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사례는 올 상반기 원주시 정기종합감사에서도 발견된다. 일부 부서에서 공사와 관련 없는 면허를 등록한 업체와 계약해 공사를 맡긴 사실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것이다. 인도 정비공사는 포장공사업 면허가 있는 업체와 계약하도록 건설산업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전혀 무관한 토공사업 면허 업체와 계약했던 것이다. 관련법령에 미숙해 벌어진 일이었다면 더욱 문제이다. 당연히 공무원과 계약업체간 결탁이 의심되지만 행정상 조치는 고작 주의하라는 것이었다. 시민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눈 감고 귀 닫아야 가능한 일들이 원주시에서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남원주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원주시 전·현직 공무원이 검찰에 기소된 사건도 최근 벌어진 일이었다. 전직 공무원은 구속됐고, 현직 공무원은 불구속 기소되면서 시민들의 불편한 시선은 원주시를 향해 있다. 개발정보를 이용한 재산상 이익이 검찰에 적발된 공무원들만 해당되겠냐는 시선이다.
 

 원창묵 시장은 원주시 공무원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이 터질 때마다 일벌백계를 외쳤다. 관리 및 단속 시스템도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강화했다. 그런데도 원주시 공무원의 부정·비리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원주시정 최고 책임자의 호통이 먹히지 않는다면 심각한 상황이다. 단호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장실에 청렴 표어를 붙이고, 출근길에 청렴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청렴한 공직풍토가 만들어질 수는 없다. 청렴 원주시에 다가서는 지름길은 강력한 의지와 처벌이 최선이다. 일벌백계가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