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주시의회 임시회가 열렸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원주천 산책로 가로등 설치공사 시설비 12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개당 설치비용과다와 방재상 설치 위치가 적절치 않다고 일부 시의원이 이의를 제기해, 전액 삭감됐다고 한다.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설치 반대의견을 던진 시의원들에게 원주천 나가보기를 권한다. 영서고부터 태장동까지 밤에 걸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해가 길어지면서 밤에 원주천은 북적인다. 가족과 걷는 시민, 자전거 타는 시민, 취미를 즐기는 시민들이 원주천을 찾는다. 시민 각자에 맞는 여가시간을 즐기고 있다.
 

 이들 중 걷는 시민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와 함께하는 걷기동호회는 매주 화요야간걷기를 한다. 1년이 넘었다. 저녁7시30분에 시작, 쌍다리(원주교)에서 영서고까지 왕복 10km를 걷는다. 이구동성으로 여성분들은 원주천이 너무 어둡다고 한다.
 

 아파트와 상가의 불빛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여성끼리 걷기에는 원주천이 너무 어둡다. 여성·아동 범죄의 우려도 높다. 전국 모든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둘레길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주시도 마찬가지다. 국·시비 22억원을 들여 흥업 매지저수지 둘레길을 조성중이다. 원주천 가로등설치비 전액 삭감됐던 그때 사전협의가 없어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됐던 치악산둘레길 조성사업 10억원은 그대로 통과되었다고 한다.
 

 관광상품화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될 둘레길 조성사업을 반대하는건 아니다. 걷기를 좋아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 둘레길들은 시민의 접근성이 매우 낮다. 평일 야간에는 접근성 제로다. 종합운동장, 근린공원정도가 야간에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있지만, 폐쇄감이 있다. 원주천은 시원하게 탁 트인 활동공간이다. 여기저기 둘레길보다 접근성도 휠씬 높다. 시민들이 원주천을 야간에 찾는 이유다. 시의회에서 원주천 가로등 설치는 안 된다면서 둘레길은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원주천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한번 꼭 되짚어야 할 사안은 분명해 보인다. 원주천은 안전한 휴식공간이어야 한다. 새벽시장과 주차공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야간만이라도 시민에게 원주천을 돌려주자. 시내 곳곳에 세워졌거나 공사중인 분수대보다 원주천을 환하게 밝혀줄 가로등을 시민들은 더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