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경제전략과에 재직하던 공무원 A 씨는 작년 5월 3박4일 일정으로 일본 치바현을 다녀왔다. 치바현 치바생활클럽생협 사회복지법인 ‘바람의 마을’을 방문해 협동조합과 사회복지법인 간 새로운 관계 모델을 배우기 위한 공식 연수였다. 그러나 A 씨는 연수를 다녀온 지 4개월 후 퇴직했다. A 씨가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들이 사실상 사장된 것이었다.

B 씨는 원주시 혁신기업도시과에 근무하던 작년 6월 혁신도시 클러스터 활성화 및 지역발전 연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8박10일간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를 연수했다. 혁신도시를 특색 있는 지역 성장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특화과제를 발굴함으로써 강원지역 전체 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한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B 씨는 연수를 다녀온 지 일주일 만에 타 부서로 발령이 났다. 혁신도시 클러스터 활성화는 혁신기업도시과에서 전담하며 타 부서에서 관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B 씨의 연수도 목적을 상실한 셈이었다.

C 씨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C 씨는 환경과에 근무하던 작년 6월 한강수계 상수원관리지역 주민지원사업 중·장기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6박8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주민지원사업계획을 수립·추진하는 사업 담당자가 해외 우수사례를 견학해 지역에 적용 가능한 아이템을 발굴한다는 목적이었으나 C 씨는 해외연수 후 1개월 만에 타 부서로 발령 났다.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온 공무원은 약 170명이었다. 이중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온 뒤 6개월 안에 타 부서로 발령 났거나 퇴직한 공무원은 70명가량 됐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종합행정을 수행하기 때문에 타 부서에서도 적용 가능한 연수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부서에 특화된 연수를 시행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공무국외연수가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퇴직을 앞둔 공무원이 공무국외연수를 다녀온 경우도 적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국외연수 시 일정기간 해당부서에서 근무하도록 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포상성격의 국외연수와 업무적 국외연수를 구분하고 업무적 국외연수는 효과가 발휘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을 대상으로 격려 목적도 있으며, 국외연수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공유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