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곡도서관은 한국광물자원공사 인근에 신축할 예정이었으며 이 자리에 육아종합지원센터도 함께 건립할 예정이었다. 사진은 부지 단면도.

2년 넘게 진행돼온 반곡도서관 건립사업이 원점에서 재추진된다. 100억 원 규모의 사업임에도 원주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부서 간 칸막이’도 이에 일조하는 등 원주시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공공도서관인 반곡도서관 건립사업은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및 혁신도시 주민들의 지역 커뮤니티센터 역할을 하도록 혁신도시에 건립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2015년 9월 원주시의회 심의를 거쳐 작년 6월 신축 예정지를 매입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인근 6천711㎡를 LH로부터 37억 원에 사들였다. 이어 60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2천400㎡, 지상3층 규모로 신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은 애초부터 반곡도서관 건립부지로 부적절했다. 진출입 도로가 2차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주민은 물론 인근지역에서 반곡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자가용 이용이 불가피하다. 현재도 교통이 혼잡한 상황에서 반곡도서관이 신축되면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도서관 신축이 가능한 문화복지용지라는 이유로 면밀한 검토 없이 매입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원주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도 반곡도서관 신축 예정지에 함께 건립하기로 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영유아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부모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육아지원 시책을 제공하는 시설이다. 사업비는 39억 원이 투입되며, 연면적 1천670㎡, 지상3층으로 신축하기로 했다.

반곡도서관만으로도 교통 수요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육아종합지원센터까지 신축할 경우 교통 혼잡은 물론 주차면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곡도서관은 시립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복지정책과에서 각각 담당하면서 부서 간 칸막이가 불러온 사태라는 비판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결국 원주시는 반곡도서관 건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마치고 기본설계용역 과정에서 용역을 중지하고 신축 부지를 재선정하기로 했다. 2년 넘게 진행한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그동안 투입된 행정비용도 물거품 됐다. 또한 반곡도서관을 건립해 혁신도시 정주여건을 개선한다는 당초 목적을 이행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혁신도시에서 적정한 건립부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준공시점도 지연될 처지에 놓였다. 건립부지가 바뀌면 이미 지원받은 국비도 변경승인을 받는 등 행정절차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반곡도서관 건립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온 주민들은 원주시의 어이없는 행정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신축 예정지로 시유지를 비롯해 다각적으로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