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지난 수년째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상수도 옥외검침시스템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옥외검침시스템은 건물내부 등에 설치된 수도계량기에 초소형 카메라를 부착하고 옥외에는 접속단자함을 설치해 휴대용 단말기(PDA)로 검침하는 것이다. 계량기 검침을 위한 방문에 따른 사생활 침해 등의 민원이나 문제 해소는 물론 사진 기록으로 남아 요금 부과가 투명하다는 효과가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8천556개의 옥외검침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지난해 1천584개, 올해는 지난 4월까지 750개를 새로 설치했다. 최근 3년간 설치비용만 2015년 6억1천235만 원, 2016년 3억4천300만 원, 올해 1억6천60만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설치비용 대비 효용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2015년에도 원주시의회는 2016년 본예산(안)에서 동지역 상수도계량기 옥외검침시스템 구매 및 설치비용 6억6천650만원 중 절반인 3억2천250만원을 삭감한 바 있다.

지난 20일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는 업무과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옥외시스템 설치로 인한 효용성을 따져 물었다. 곽희운 시의원은 "옥외검침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편리함 등 일부 긍정적인 요소는 있겠지만 투입 예산 대비 효용성에 있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보면 대표적인 전시행정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원주시가 옥외검침시스템 설치에 투입한 비용을 계산하면 1개 당 설치비용이 26만7천원"이라며 "한전에 위탁해 사람이 직접 검침할 경우 건당 2천원 이내가 소요되는 것과 비교, 옥외검침시스템으로 인한 효용성을 얻기 위해서는 11년간 133회 이상 검침이 이루어져야 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비용대비 효과로 볼 때 오히려 과거처럼 검침원들에게 맡겨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용정순 시의원은 "설치 가구를 무조건 늘리기에 앞서 원주시 전역에 걸쳐 전수조사를 실시해 특별한 사정으로 집을 비워야 해 검침이 불가능한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 먼저 확인한 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시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설치하기 앞서 반드시 옥외검침시스템이 필요한 곳인지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원주시 업무과 관계자는 "매년 900개 정도로 옥외시스템 설치를 최소화 하고 있다"면서 "검침원들의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정상 검침이 불가능한 곳에만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