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산림 활용 "생태공원·시민 쉼터로 단장"
원주시, 주민 의견 담은 활용방안 심도있게 고민
강원도, 원주시 활용 제안서 제출하면 적극 지원

원주어메리칸드림랜드(이하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을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드림랜드 폐장 후 지역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강원도와 원주시가 부지 활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1996년 개장한 치악산 드림랜드는 당시 원주는 물론 인근지역에서도 관광객의 방문이 이어졌다. 놀이기구와 수영장, 동물원 등 다양한 유희시설을 갖추고 있어 학생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몇 년간의 호황기가 지나자 점차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경영악화로 이어졌다. 강원도는 도유지 20만4천423㎡ 부지를 드림랜드 측에 20년간 기부체납 형태로 무상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이로 인해 시설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시설이 노후된 것도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전기가 끊기고 동물원 동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동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는 등 시설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아메리카드림랜드로 명칭을 바꾸고 영어놀이공원, 미술전시관 등 새로운 운영방안을 모색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 시설물이 철거된 채 방치돼 있는 원주어메리칸드림랜드 입구.

강원도는 지난 2015년 10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을 위한 용역을 추진, 드라마세트장 조성 및 힐빙(힐링+웰빙)센터 건립 등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결국 아무런 활용방안도 강구하지 못한 채 드림랜드는 부지를 반환했으며 현재 1년 8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이후 강원도는 민간투자유치 사업자를 모집했으며 지금까지 10여건의 제안서가 제출됐다. 그 중에는 북한문화체험마을, 기존 테마파크로 운영, 한국전통문화체험마을 등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지만 재원조달 능력 등을 고려했을 때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된 안건은 없었다. 드림랜드 부지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는 민간투자유치 장기화로 부지관리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드림랜드가 폐장한 채 방치되면서 지역경제 침체를 고스란히 겪고 있는 주민들은 장기화로 인해 불안함이 커지고 있다. 폐장 당시 도는 2017년 안으로 재개장을 약속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드림랜드 재개장 시기가 맞물리면서 원주로도 관광객 유입이 이뤄지길 기대했으나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원주시도 이에 대해 관심이 소홀해지면서 주민들만 속이 타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도는 민간투자유치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 16일 학곡리 도농센터에서 강원도 및 원주시 관계자, 주민들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원주시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민간투자유치 외에도 공공활용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활용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 지난 16일 학곡리 도농센터에서 열린 부지 활용 관리를 위한 간담회

이날 참석한 송인호 학곡1리 이장은 "지금까지 강원도와 원주시는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 호소에도 불구하고 드림랜드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며 "드림랜드 일부 면적이라도 빨리 정비해 방문객들에게 개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준 치악권역추진위원장은 "사업비를 들여 대대적으로 정비하기 보다는 기본적으로 산림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생태공원이나 시민들의 쉼터로 단장해 신속하게 개장하길 제안한다"며 "하루 빨리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이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원주시는 주민들의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을 표했다.
김세훈 도 관광개발과장은 "드림랜드 부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주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꽃밭조성이나 캠핑장, 공원 등등 드림랜드 활용방안 제안서를 제출한다면 도에서도 그에 따른 예산과 주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건비도 함께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경제전략과장도 "원주시도 주민들의 의견을 우선시하는  활용방안에 대해 깊게 고민할 것"이라며 "강원도도 주민들의 의견 제안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