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의원들이 5분자유발언을 통해 잇따라 저출산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용정순 시의원은 적정한 비용으로 양질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산후조리원 설치를 제안했다. 김인순 시의원은 '찾아가는 출생신고 원-스톱 민원서비스' 도입을 주문했다. 앞서 김명숙 시의원도 아이 낳아 잘 기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마련과 행정조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잇따라 나왔다는 건 원주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총인구가 2031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 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30년 내에 228개 시·군·구 중 84곳이 소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내에서도 인근 횡성을 비롯해 홍천, 영월, 평창 등 7곳의 소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행히 원주는 전국 평균과 비교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낮고, 14세 이하 유년인구 비율은 높다. 평균 연령도 40.8세로, 전국 평균 41.1세보다 젊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활력 넘치는 도시라는 얘기다.
 

 그러나 원주도 출생아 수가 2012년 2천883명, 2013년 2천448명, 2014년 2천444명, 2015년 2천550명, 2016년 2천399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원주시 인구가 연평균 3천500명 넘게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출생아 수 감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혁신·기업도시 유치로 인구 및 산업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타 도시로부터 부러움을 살 만 하다. 그러나 '혁신·기업도시 효과'는 유한하다. 마냥 기댈 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혁신·기업도시 파급효과 대상은 강원도 전역이다. 원주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리지만 원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최근 원주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행복하고 마음 편한 육아도시 원주 만들기'를 슬로건으로 6가지 핵심과제 및 핵심과제별 세부 추진계획을 만들었다. 타 도시와 비교하면 저출산 문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상황임에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주시 종합계획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계획했던 사업을 정리한 수준이다. 물론 정부에서 출산 장려를 위해 지난 10년간 80조원을 쏟아 부었는데도 출산율은 오히려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원주시 한계가 이해는 간다.
 

 그러나 기왕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면 '원주만의 저출산 대책'이 아쉽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빠듯한 수입에 출산은 사치라고 말하는 젊은 세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일까? 일과 가정의 양립방안 그리고 '여성 독박 육아'를 타파하기 위한 양성평등 시책이 요구되고 있다. 원주만의 저출산 대책은 인구 늘리기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