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교내 대학원관 앞에서 진행된 상지대 비대위 기자회견.

상지대가 또 다시 이사 부존재 상황에 놓였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등 대학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또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는 대학 구성원들의 한탄에는 상지대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와 교육부를 향한 날선 비난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교육부는 작년 12월 상지대에 9명의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대법원이 교육부가 2010년 선임한 정이사가 위법이라고 판결함에 따라 위법한 이사들이 선임한 후임 이사도 자동 무효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시이사 임기를 6개월로 한정하면서 지난 8일부터 상지대는 다시 이사가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지난달 열린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물론, 교육부조차 현 상지대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상지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대학노조 상지대지부 등 대학 구성원들로 구성된 상지대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8일 교내 대학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지대에 즉각 공익적인 임시이사를 파견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비대위는 성명서에서 "교육부와 사분위의 잘못된 결정으로 상지대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고 정부재정지원이 제한되는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임시이사가 즉각 선임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취하는 한편, 새로운 임시이사는 반드시 사학의 공공성을 이해하고 교육적인 양식을 갖춘 인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지대 구성원들이 공익적인 인사 파견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파견한 임시이사들이 선임초기부터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는 등 실패한 인선이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편호범 이사장 등 임시이사들은 선임초기 사학비리 주범인 김문기 씨를 상지대 실체로 인정하겠다고 주장하면서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었다. 특히 총장직무대행 선임과정 등에서 구성원 의사를 철저하게 외면했다는 게 비대위측의 주장이다

방정균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학비리와 적폐 청산을 약속한 바 있다"면서 "교육부는 문 대통령의 약속을 엄중히 받아들여 사학의 공공성을 이해하고 도덕적이고 교육적인 양식을 갖춘 인사를 상지대 임시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학분쟁조정위원회 회의가 오는 26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날 회의에서 상지대에 파견할 임시이사가 선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