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늘고 도시가 팽창하면서 공동화된 원주의 원도심지를 재생하자고 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원주시도 이에 부응하여 전담부서인 도시재생과를 만드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명륜동, 봉산동, 원인동, 일산동, 중앙동, 학성동, 우산동 등 마을별로 고유한 특성과 요구를 담아 도시재생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주민교육이 진행되고 주민들이 참여해서 도시재생의 의미와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국토부가 주도하는 도시재생지원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태백, 춘천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원주에서 이루어지는 도시재생은 민간 주도성이 견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도시재생정책을 크게 확대해서 예산을 연 10조원 규모로 키우고 대상지역을 늘리겠다고 한다. 그리고 도시발전방식을 기존의 대기업을 위한 수익중심 개발에서 주민과 작은기업을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에서 특이한 것은 도시재생사업을 사회적경제와 결합해서 추진하며 '사회적경제 특구'를 5년간 50개 조성, 사회적경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점이다. 특구는 크게 주거+일자리+보육통합형 / 문화+창작+일자리+주거통합형 / 관광+먹거리+지역사회통합형으로 구분되어 추진될 예정이다.
 

 기존의 지역혁신전략이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중점을 두는 것이었다면 사회적경제 특구는 이와 달리 수평적이고 상호협력적인 거버넌스 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사회적 경제와 함께하는 도시재생사업은 단지 공간이나 주거환경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소규모 주거환경개선 사업이나 돌봄, 보육, 장소적 특성에 기초한 문화관광상품 등의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기업이 제공하도록 하여 내생적 발전이 가능한 지역순환경제를 구축함은 물론 풀뿌리에서 사회적 결속을 강화시켜 공동체 기반을 확충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경제 방식의 지역발전은 지역 의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사회적경제의 주체를 발굴하고 시민참여형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구별로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사업을 심사·선정해 연차적으로 서울시 예산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관악구를 비롯해 성동구의 '소셜패션 생태계 구축', 성북구의 '도시재생을 융합한 사회서비스센터 설립', 마포구의 '문화예술 관광·체험 비즈니스 모델 개발', 광진구 '돌봄서비스 토털사업 개발', 노원구 '자원순환·청소년·노인 돌봄 사업' 등 6개 자치구에서 서울시 자체의 사회적경제 특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는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미 서곡생태마을에서 주민들이 일궈놓은 성과는 특구사업의 선행 모델이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고 다양한 사회적 경제기업들이 연계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지역사회의 현안인 원도심지 재생사업을 매개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가져오게 하는 든든한 자산이다. 원주는 강원도를 선도하는 도시이다. 사회적경제를 도시 브랜드로 승격시켜 협동조합의 발상지로서 원주의 품격이 높아지는 꿈을 꾸어본다

유정배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