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연이은 파격 행보에 놀라움과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놀라움과 기쁨은 대통령 한명을 바꿈으로써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만, 노동현안 중에는 대통령 결단만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상당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업무상 질병 판단기준에 대한 고용노동부 고시 변경'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공약 중 하나는 1주 근로시간 한도의 52시간 확정 및 준수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간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하고, 연장근로는 12시간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토·일요일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와 별도로 보기 때문에 연장근로 12시간에 추가 휴일근로 16시간을 합산하면 실제 가능한 총 근로시간은 68시간까지 확대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을 고쳐 휴일근로도 연장근로로 포함하여 1주간 최장 가능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묶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 고시는 뇌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적 과로를 유발할 정도의 노동시간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이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1주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하다는 현행 행정해석에 기반한 것으로 노동현실에 비추어보더라도 살인적인 장시간 근로에서나 가능할 정도의 높은 기준입니다. 노동계와 산업의학계에서는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기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만약 해당 공약이 확정·시행된다면 기존 노동관행에 맞추어 만들어졌던 뇌심혈관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관련한 고용노동부 고시(제2013-32호)또한 변경되어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고시가 단순히 만성적 과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장시간 근로에 대한 위험성을 예고하고 장시간 근로를 예방하는 기능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유민 노무법인 이우 대표 공인노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