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당량보다 높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원주시 공공하수처리장.

원주시가 할당량보다 높은 온실가스를 배출함에 따라 시비 7억 원을 들여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처사가 현실을 도외시한 정부의 ‘탁상행정’  때문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지구온난화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사업이다. 정부에서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도 매년 배출할 온실가스 양을 정해준 뒤 쓰고 남은 할당량을 팔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그러나 할당량 이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 경우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원주시가 7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도 할당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2014년 목표관리업체로 지정된 데 이어 2015년 배출권 거래제 할당대상업체로 지정됐다. 원주시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 중 배출권 거래제로 인해 문제가 되는 곳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내뿜는 가현동 공공하수처리장이다.

지난해 원주시 공공하수처리장 할당량은 8만1천400여 톤이었으나 배출량은 10만9천여 톤으로, 2만7천여 톤 초과했다. 1톤당 배출권 단가는 약 2만5천원으로, 초과한 양 만큼 매입하려면 7억 원 가량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계산한 것”이라며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 유입되는 하수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공공하수처리장에서는 유입된 하수를 기준치 이하로 정화해 원주천으로 방류하고 있다. 기준치를 맞추려면 온실가스를 감축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하수처리장은 필수불가결한 공공시설임에도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수익사업으로 간주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함께 배출권 거래가 주식 거래와 비슷해 톤당 단가가 수시로 바뀌는 것도 문제이다. 배출권 거래가 예측이 어려워 사전에 관련예산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거래시기와 거래가격 등에 따라 재정상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인구가 증가하는 경기도 지자체 등도 우리시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공기관을 배출권 거래제에서 제외하기 어렵다면 할당량을 높게 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1차시기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이며, 2차시기는 내년부터 2020년이다. 원주시는 2차시기에 배출권을 구입하지 않도록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