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들 내외가 주말에만 만나는 사이여서 손녀딸을 할머니가 키우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얼마 전에 이혼 재판에서 패소해 며느리가 손녀딸마저 저의 집에서 데려갔습니다.
 

 며느리가 직장을 다녀 외할머니가 키워야 할 처지임에도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면 아이가 혼란스러워져 교육에 지장이 있으니 손녀딸을 찾아오지 말아 달라'며 손녀딸과의 만남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손녀딸이 보고 싶은데 어찌해야 할까요?

 

 A.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키우는 것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젊은 엄마보다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법원에서는 아이에게는 훌륭한 할머니보다 아무리 못났어도 친엄마가 낫다는 견해에 따라 어린 자녀의 경우 친엄마가 그 자녀를 손수 양육하겠다고 주장하면 할 수 없이 할머니보다는 엄마에게 양육권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할머니에게 보고 싶은 손녀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 민법에서는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의 일방과 자는 상호 면접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부모의 면접교섭권을 권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면접교섭권이란 부모와 자식 사이의 혈연관계에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부모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 면접교섭권을 확대 해석하여 할머니에게도 당연히 면접교섭권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젊은 부모는 사업과 직장 때문에 바빠 자녀를 어찌 양육해야 하는지 자녀가 귀여운지 어떤지조차 모른 채로 지나가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자식보다 손자가 20배나 더 귀엽다고 말할 정도로 손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하여 민법은 '자를 직접 양육하지 아니하는 부모 일방의 직계존속은 그 부모 일방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자를 면접 교섭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에 자와의 면접교섭을 청구 할 수 있다'고 개정하여 미흡하지만 특별한 경우에 한정적으로 조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박우순 공증인사무소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