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주차된 차량과 오토바이 등으로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중앙로 차 없는 문화의거리가 무법천지로 전락하고 있다. 차량이 실시간 통행할 뿐만 아니라 상점들에서 설치한 파라솔 10여개가 일렬로 정렬하면서 보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자유시장 옆 문화의거리 3단계 구간의 현재 모습이다.

문화의거리는 보행환경을 개선해 자유시장, 중앙시장, 중앙시민전통시장 등 원도심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추진됐다. 3단계 구간인 원주관광호텔부터 지하상가 인근 천사로까지 중앙로 140m에도 바닥공사를 비롯해 도로 중앙에 벤치, 화단, 분수 등을 설치했고, 지중화 공사도 했다. 문화의거리 조성에 14억4천여만 원, 전선 지중화에 6억4천여만 원 등 20억8천만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문화의거리 중앙에 조성한 화단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상점들에서 파라솔 10여개를 일렬로 배치하고 채소 등을 팔고 있다. 요즘은 종묘상들도 가세해 모종을 문화의거리 노상에 전시하면서 모종 및 파라솔을 피해 다녀야 하는 불편으로 보행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중앙화단 인근에는 차량과 오토바이 수 십대가 상시 주차돼 있어 보행불편을 심화시키고 있다.

차량은 중앙화단 왼쪽으로 통행하고 있다. 자유시장과 중앙시장 사이 도로를 빠져나온 차량과 자유시장 뒤편 공영주차장 및 자유아파트 입주민들의 차량이 문화의거리 3단계 구간으로 진입하면서 막대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차량이 보행자와 주차된 차량, 각종 적치물을 피해 운행하면서 교통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곳이 차 없는 문화의거리라는 것이다. 새벽4시부터 오전11시까지만 차량 통행이 허용되지만 차량이 하루 종일 상시 통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무법천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자유시장 뒤 공영주차장은 현재 42면 규모에서 올 연말 80면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한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돼 원주시는 4층 규모의 자주식 주차장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주차면수가 2배로 늘어나면 문화의거리 차량 통행은 더욱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3단계 구간의 차량 통행은 예견됐던 문제다. 그런데도 원주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문화의거리로 조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억 넘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다보니 원주시에서도 문제점은 알지만 해법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어 무법천지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도로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어 이제는 원주시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현재 상황에선 3단계 구간의 중앙화단과 분수 등을 철거하고 차량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과 상인, 전문가 그룹 등의 의견을 청취한 뒤 차량 통행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