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거리 곳곳에 봄을 알리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있다. 원주문화예술에도 봄이 왔다. 오늘은 원주시민들에게 따뜻한 봄, 문화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원주문화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가 '원주시립교향악단'이다. 올해는 '원주시립교향악단'이 창립 된지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스무 살이 된 '원주시립교향악단'은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교향악축제에 12년 연속 초청될 정도로 국내에서 인정받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욱 다채로운 고품격의 연주회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월, 클래식 음악의 대표곡인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연주를 시작으로 20주년 기념 연주회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4월 21일) 원주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 양과 '원주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하는 "하노버에서 온 편지"가 원주치악예술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귀가 호사를 누리게 생겼다.

 두 번째 이야기.
 4월의 마지막 주에는 원주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 마음 따뜻한 전시회가 열린다. "제13회 원주시민작가 초대-I Love Art 展"이다. 이 전시가 흥미로운 것은 전문미술단체인 '원주미술협회'가 원주권에서 활동하는 아마츄어 미술인들을 초대해서 함께 전시회를 열기 때문이다. 일명 '프로츄어(Pro-teur)' 전시이다. 비전문예술인들이 전문예술인들을 초대해서 함께 전시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전문예술인들이 아마츄어를 초대해 함께 전시회를 여는 경우는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전시를 기획한 양현숙 원주미협지부장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 비전문 미술인들의 작품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미술협회와의 교류를 통해 원주권 미술인의 화합과 원주 미술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총 10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진정한 예술은 남편의 사랑을 받는 아내처럼 화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짜 예술은 늘 화장을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톨스토이의 직언이 생각난다. 30년 이상 작품을 하면서 이제야 겨우 화장기를 빼려고 노력중인 필자는 아마츄어 작가들의 화장기 없는 순수함이 부럽기까지 하다. 그들이 진정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술을 향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이 전시장을 더욱 따뜻하게 할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편하게 쉼을 얻고 싶을 때 찾아가는 다락방 같은 공간이 있다. 원주 따뚜공연장 내에 있는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이다. 오랜 기간 방치돼 있던 공간이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에 선정돼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그 곳에 가면 동심으로 돌아가서 그림책들과 함께 감성여행을 떠날 수 있다. 따뜻한 4월의 봄과 썩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지금 '이담'에서는 '그림책으로 만나는 부모공부' 봄특강이 한창이다. 그림책과 아이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최근 '나와 우리 아이를 위한 상상력과 창의성에 대한 영감'(최혜진 작가)과 '어머니, 자녀의 서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이현정 그림책기획자)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그리고 오는 18일에는 '원주에서 그림책으로 아이 키우기'(최성미 콘텐츠팀장)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다음 달에도 그림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강연 및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원주문화재단 문화도시TF팀은 "사람과 문화, 도시와 사람, 문화와 도시,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접점에서 일을 하며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을 꾸려가고 있다. 일상의 삶과 상상의 그림책. 그 교집합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고민이 원주시민들을 웃음 짓게 한다. 금년 4월의 원주는 그 어느 해보다 예술로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물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