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유일 10년 연속 우수센터 지정…

'강원도 지식재산경영 전도사'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중소기업의 지식재산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거점별로 지식재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식재산센터는 특허, 디자인, 상표, 실용신안 등의 지식재산권 창출은 물론 지식재산 경영에 이르기까지 맞춤지원해 기업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실례로 강원지식재산센터가 2015년 도내 15곳의 지식재산 우수기업(IP 스타기업)의 경영성과를 조사한 결과 전년대비 매출은 평균 22.8% 상승했고, 특허 등의 지식재산 출원율은 40.2% 증가했다.

지식재산 황무지로 불리던 강원도에서 지식재산 지원사업이 성과로 나타나자 특허청은 최근 10년간 강원지식재산센터를 우수센터로 선정했다. 전국 29개 지식재산센터 중 10년 연속 우수센터로 지정된 곳은 강원지식재산센터가 유일하다.

전국 최우수센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직원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센터 설립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묵묵히 일한 조용형(59) 센터장의 수고가 남달랐다. 센터장이지만 실무자처럼 사업꼭지 하나하나를 주도하고, 지식재산 서비스가 필요한 곳이면 도내 어디든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그가 중소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2001년이었다. 강원도가 우산동에 강원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현 강원도산업경제진흥원, 이하 산경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강원도 중소기업을 위한 뜻을 세웠다. 원주시청에서 10년, 강원도청에서 13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 강원도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전담기관 설립을 추진하자 미련없이 사표를 내고 자리를 옮겼다.

조 센터장은 "공직생활을 23년간 하면서 누군가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며 "지원이나 나눔에 관한 일이 적성에 맞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당시 결정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들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생소한 일을 한다고 하니 그의 부모님은 펄쩍 뛰었다. 아내에게 승낙을 받는 일도 힘들었는데 부모님의 우려가 더해지니 마음 고생이 심했다. 처음에는 일도 순탄한 것이 없었다.

현재 센터 예산은 40억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초창기인 2001년에는 2천700만원에 불과했다. 3천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도내 전체 기업을 지원한다고 하니 눈앞이 막막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부드러운 말투에 말쑥한 외모를 자랑해 힘든 일이 닥치면 금새 포기했을 것 같은데 실상은 정반대다. 센터 운영 초창기 조 센터장과 부하직원 한 명이 기업가들을 일일이 만나며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교육하기 시작했고, 교육 프로그램에 기업 참여를 독려하는 일도 쉬이 그치는 법이 없었다.

센터 설립 후 5년이 지나서도 사업예산이 1억원을 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지식재산 저변확대가 상당히 어려웠지만, 이마저도 센터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2007년 특허종합지원센터에서 강원지식재산센터로 전환하고 기업들도 지식재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식재산 등록률이 높아졌다.

이전에는 예산 확보가 하늘에 별 따기였는데 기업들의 지원수요가 늘자 이듬해부터 3억, 4억, 8억원까지 폭발적으로 증액되기 시작했다. 조 센터장은 "기업들이 기술경영, 지식재산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고 국비를 확보하기 위한 강원도 맞춤형 전략이 필요했다"며 "직원들이 수고한 것도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해 우수센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올 연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제 9개월 정도 남은 셈인데 그는 이 기간 동안 강원지식재산센터가 더 안정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조 센터장은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예산도 더 많이 확보하는 게 남은 기간 목표"라며 "예산이 증액된다는 것은 그 만큼 안정감을 갖고 기업지원에 몰두 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최대한 관련 체계를 갖춰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직 후에는 연세대 정경창업대학원에서 쌓았던 창업 전문 지식을 갖고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