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설치된 만종초교 앞 육교.

노후돼 흉물로 방치되던 만종육교가 지난 24일 철거됐다. 지난 1998년 설치된 만종육교는 홍천국토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해왔으나, 2013년 국도42호선이 변경되면서 만종초교 앞 도로가 국도에서 시도로 변경돼 도로 및 시설물이 원주시로 이관됐다.

하지만 이관 이후 시설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치돼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에 지난해 말 원주시는 육교통행을 금지했다. 원주시는 올 초 육교 보수작업에 앞서 호저면사무소를 통해 육교 이용률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인근 주민들이나 만종초교 학생들 대부분이 거의 육교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주민 대부분은 육교가 아닌 육교 양 옆의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횡단보도가 만종초교 맞은 편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육교를 이용하려면 마을 입구에서 좀 더 걸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번거롭다.

만종초교는 대부분 학생이 시내에서 통학버스를 이용해 등·하교 하는 실정이어서 인근지역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적다. 이에 원주시는 육교 이용률이 낮을뿐더러 유지보수 비용도 적지 않아 육교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철거작업은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간, 교통량이 적은 밤 시간대 진행했다.

만종초교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시설보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던 육교가 철거되면서 탁 트인 전경을 보니 속이 시원하다"며 "원래부터 횡단보도를 사용하는 주민들이 많았기 때문에 철거 후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만종초교가 철거되면서 원주에 현재 남아있는 육교는 단계초교 앞과 소초면 KT&G 앞, 영진아파트 앞, 공군부대 앞에 설치된 4개이다. 원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보행자 중심의 교통시설로 바뀌면서 육교는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육교를 존치하더라도 교통약자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함께 설치해야 하는 등 유지보수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현재 남아있는 육교는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철거할 계획은 없다"며 "남아있는 육교의 유지·보수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